미 연준의장, 4월 조기 인상론 진화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신중하게 진행하겠다며 4월 조기 인상론을 진압했다. 기준금리 인상을 거듭 예고했으나 결국 연말에야 실행한 지난해와 대조적인 모습이다.
옐런 의장은 29일(현지시각) 뉴욕 이코노믹클럽 연설에서 “위험 요소들을 고려해볼 때 (기준금리) 조절 정책을 신중하게 진행시켜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옐런 의장은 “지난해 12월부터 이달까지 경기 전망을 하는 데서 가장 큰 변화는 세계 경제 성장세가 좀 약해진 것”이라며 중국의 성장률 둔화와 유가 하락을 짚었다.
옐런 의장이 이달 16일 기준금리 동결 직후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을 재강조한 것은 최근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 구성원인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이 잇따라 4월 인상론을 편 것에 대응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당시 연준은 미국 밖 상황 악화를 주요 근거로 인상 속도 조절을 예고했고, 연방공개시장위 위원들은 올해 두 차례(합계 0.5%포인트) 인상을 예상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네 차례 인상을 예상했었다.
옐런 의장의 발언 직후 미국 증시는 오르고 달러 가치는 떨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월가에서는 올해 0.5%포인트도 어렵고 0.25%포인트 조정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앞서 데니스 록하트 애틀란타 연은 총재 등은 물가가 본격적인 상승곡선을 타기 시작하면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며 이르면 4월에 기준금리를 올려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른 지역 연은 총재들도 비슷한 전망을 내놓자, 미국 증시에서는 연준이 다음달 26~27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왔다.
옐런 의장의 발언으로 4월 인상론은 잠들었지만 정책 방향에 대한 갈등이 이어질 수도 있다.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이날도 “글로벌 위기가 임박했다고 보지 않는다”며 “물가가 꾸준히 오르면 금리정책을 보다 가파르게 가져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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