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노조는 31일 새누리당의 ‘한국판 양적완화’ 총선 공약에 대해 “새누리당은 통화정책을 선거에 활용하지 말라”는 제목의 성명을 냈다.
한은 노조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존중받아야 하는 이유는 정치적 이익을 위해 발권력을 동원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라며 “정치가 통화정책을 마음대로 결정하는 것은 중앙은행 독립성의 중대한 훼손”이라고 밝혔다. 이어 “새누리당은 평소 포퓰리즘을 배격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며 “그러나 선거 공약과 통화정책을 연계시키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성명은 “정치적 이익을 위해 발권력을 동원한 국가들의 경제가 어떻게 망가졌는지 새누리당은 기억해야 한다”며 “정말 국민들의 삶을 걱정한다면 통화정책을 선거에 활용하려는 시도를 중지하기 바란다”고 했다.
새누리당은 앞서 산업은행 채권과 주택저당증권을 한은이 직접 인수하는 ‘한국판 양적완화’를 총선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에 대해 한은이 돈을 새로 찍어 대규모로 채권을 인수할 경우 통화가치가 훼손되고 결국 시민들이 피해를 볼 것이라는 반박이 나왔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30일 정당의 공약을 직접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양적완화나 마이너스 금리 같은 통화정책은 한국 경제의 현실과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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