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65개 대기업집단 지정
상호출자·채무보증 금지 대상에
카카오, 잇단 합병으로 몸집 불려
셀트리온은 주식가치 급등 영향
하림도 추가…홈플러스는 빠져
상호출자·채무보증 금지 대상에
카카오, 잇단 합병으로 몸집 불려
셀트리온은 주식가치 급등 영향
하림도 추가…홈플러스는 빠져
벤처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카카오와 셀트리온이 자산 5조원이 넘어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3일 공개한 자산 총액 5조원 이상(4월1일 기준) 대기업집단은 65개 그룹으로 카카오, 셀트리온, 하림, 에스에이치(SH)공사, 한국투자금융, 금호석유화학 등 6곳이 새로 포함됐다. 반면 홈플러스와 대성은 빠졌다.
공정거래법은 지나친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려고 대기업집단에 대해 계열사간 주식을 교차 소유하는 상호출자와 서로 빚 보증을 서주는 채무보증을 금지하고, 금융·보험사가 보유한 다른 계열사 주식 의결권도 제한한다.
카카오는 2014년 10월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합병하면서 자산이 2172억원에서 2조7680억원(2014년 말)으로 껑충 뛰었다. 지난해엔 케이큐브벤처스와 카카오프렌즈를 인수하거나 설립해 세를 불렸다. 올해 초 음악콘텐츠 기업 로엔을 1조8700억원에 인수하면서 자산 총액이 5조83억원으로 늘어 65개 대기업집단의 ‘막내’로 이름을 올렸다.
반면 같은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는 시가총액이 20조7006억원으로 카카오(6조8512억원)보다 많지만 자산은 4조3859억원에 그쳐 포함되지 않았다.
바이오제약 업체인 셀트리온도 창립 14년 만에 자산 총액이 5조8550억원으로 뛰어 대기업집단에 포함됐다. 1년새 자산이 1조원 넘게 늘었는데, 보유한 주식 가치가 같은 기간 두배 가까이 오른 덕이다. 닭고기 가공업체인 하림은 지난해 팬오션(옛 STX팬오션)을 4조2천억원에 인수해 몸집을 9조9천억원으로 늘렸다. 하림은 곡물 운송 인프라를 갖춘 팬오션을 인수해 국제 곡물 유통업에 뛰어들겠다며 응찰에 참여했었다.
금융전문그룹이던 한국투자금융은 드림라인·세아아이시티(ICT) 등이 계열사로 편입되면서 금융전업집단에서 빠지는 대신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한국금융지주는 지난 1월 사모펀드(PEF)인 이큐파트너스를 자회사로 편입했고, 이에 이큐파트너스가 보유한 드림라인 등도 자연스레 함께 편입됐다. 이밖에 금호석유화학(자산 5조1400억원)은 금호아시아나에서 계열 분리되면서, 에스에이치공사는 계열사 1곳(부동산투자회사)을 세워 2개 회사가 돼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반면에 홈플러스는 사모펀드인 엠비케이(MBK)파트너스에 인수돼 대기업집단이 아닌 금융전업집단으로 규제를 받게 됐다. 대성은 계열사 수 감소로 자산이 5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총 65개 그룹의 계열사 수는 1736개로 지난해보다 40개 늘었다. 순위는 삼성그룹이 삼성정밀화학 등 잇다른 매각에도 1위를 지킨 가운데 서울 삼성동 한전부지를 인수한 현대차가 한국전력공사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 한화는 삼성으로부터 테크윈 등을 인수하면서 16조7천억원이 늘어 15위에서 11위로 4계단 상승했다.
이들 그룹의 매출액은 1403조4천억원으로 전년(1505조1천억원)보다 101조7천억원이 줄어든 반면 순이익은 54조9천억원으로 전년보다 12조8천억원이 늘었다. 곽세붕 공정위 경쟁정책국장은 “지난해 유가하락으로 석유제품 가격이 떨어진 것이 매출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이다. 아울러 조선·철강 등의 부진과 합병으로 인해 일부 매출액이 회계에 반영되지 못한 것도 한 원인이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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