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가 재벌 3세인 정일선(46) 현대비앤지(BNG)스틸 사장이 자신의 운전기사에게 도가 지나친 행동수칙을 정한 ‘갑질 매뉴얼’을 강요한 뒤 이를 지키지 못하면 상습적으로 폭행과 폭언을 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8일 공식 사과했다.
정 사장은 이날 회사 누리집에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정 사장은 “물의를 일으켜 드린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저의 경솔한 행동으로 인하여 상처를 받은 분들께 깊이 머리 숙여 사죄드리며, 용서를 구합니다”라고 밝혔다.
정 사장이 운전기사에게 강요한 행동수칙은 A4 용지 140장 분량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컷뉴스>는 매뉴얼에 ‘모닝콜은 받을 때까지 악착같이 해야 함’, ‘“일어났다, 알았다”고 하면 더 이상 안 해도 됨’, ‘모닝콜 뒤 가자라는 문자가 오면 번개같이 뛰어 올라가’, ‘(운동복) 세탁물을 1시간 내 배달하지 못할 경우 운행 가능 기사가 이동 후 초벌세탁 실시’ 등과 같은 내용이 적혀 있다고 전했다.
정 사장은 사과문에 “가까운 사람,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더 잘했어야 함에도 젊은 혈기에 자제력이 부족하고 미숙했습니다. 겸허하게 성찰하고 진지하게 스스로를 돌아보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정 사장은 현대그룹 창업주인 고 정주영 회장의 넷째 아들인 고 정몽우 전 현대알루미늄 회장의 장남이다. 정 사장의 아내와 둘째 딸은 2006년 캄보디아 국적을 불법으로 얻은 뒤 같은 해 ㅅ외국인학교에 입학시킨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논란이 인 바 있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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