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인구 증가, 제2공항 등
집·땅값 고공 행진으로 이어져
집·땅값 고공 행진으로 이어져
요즘 제주도 부동산시장은 전국에서 가장 뜨겁다. 한국감정원이 조사한 3월 중 제주도 집값은 지난해 12월에 견줘 매매가격이 3.51%, 전세가격은 1.56% 올랐다. 아파트만 보면 매매가는 5.02%, 전세가격은 2.06%나 뛰었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0.02% 하락하고 전세가격은 0.49% 상승한 데 그친 것과 달리 제주도 집값만 ‘나홀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이다. 3월 현재 제주도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2억4006만원으로, 4년 전 1억3983만원에서 무려 71.7% 폭등했다.
땅값도 꾸준히 올라 지난해 제주도의 연간 땅값 상승률은 7.57%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국(2.40%) 및 서울(2.68%) 땅값 상승률의 약 3배다. 올해 들어 2월까지 상승률은 2.57%로, 지난해보다 상승세가 더 가파르다. 지난해 11월 발표된 ‘제주 제2공항’ 개발 계획이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게 현지 부동산업계의 분석이다.
빠른 속도의 인구 유입도 제주도 부동산시장을 달구는 배경이다. 지난해 말 제주도 인구는 역대 최고인 64만1355명으로, 전년(62만1550명)보다 1만9805명(3.2%)이나 늘어났다. 또 최근 몇년 새 제주도에 지어지는 콘도미니엄 등 휴양체류시설에 중국인들의 뭉칫돈이 몰려든 것도 영향을 끼쳤다. 중국인들이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사들인 휴양체류시설은 모두 1630실에 금액은 1조1272억원에 이른다. 중국 자본의 ‘제주 굴기’는 2010년 도입된 부동산투자이민제에 따른 것으로, 이는 휴양체류시설에 5억원 이상 투자한 외국인에게 거주비자를 발급해주고 5년이 지나면 영주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다행인 것은 최근 중국 자본 유입과 관광객 증가가 지역경제 활성화에는 일부 기여했지만 무분별한 부동산 투자가 자연경관을 해친다는 비판이 거세지면서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제주특별자치도가 부동산투자이민제 적용 대상 지역을 관광단지로만 제한하자 곧바로 효과가 나타났다. 부동산 투자 이민 건수는 2010년 158건을 시작으로 2011년 65건, 2012년 121건, 2013년 667건, 2014년 508건으로 급증했다가 지난해 111건으로 줄었다.
제주/최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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