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사진 픽사베이 제공
맞벌이 선호 현상 가속화
이제는 번듯한 직장도 ‘혼수’의 하나가 된걸까? 맞벌이를 선호하는 세태를 반영한 듯, 별다른 직업이 없거나 학생 신분에서 결혼한 여성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통계청의 ‘2015년 혼인 통계’를 분석해 보면, ‘무직·가사·학생’(무직) 직업군 가운데 지난해 혼인한 여성은 모두 10만2915명으로 2014년 10만7966명과 비교해 5000여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별한 직업이 없는 상태에서 결혼하는 여성 숫자는 큰폭의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2006년 17만1366명에 이르던 무직 결혼 여성은 2008년 15만5081명, 2010년 14만6749명, 2012년 12만8426명 등으로 크게 줄었다. 전년 대비 감소율로는 2011년 4.3%, 2012년 8.6%, 2013년 6.3%, 2014년 10.2% 등으로 급격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전체 혼인 건수에서 무직 여성 혼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줄었다. 전체 혼인 건수 가운데 무직 여성이 혼인한 비중은 2006년 51.8%로 전체의 과반수를 차지했지만, 2011년 42.7%(32만9087건 가운데 14만451명)을 거쳐 지난해엔 34.0%(30만2828건 가운데 10만2915명)까지 떨어졌다. 10년새 비중이 17%포인트나 낮아진 셈이다. 초혼 연령이 높아져 학생 신분으로 결혼하는 여성이 줄어든데다, 맞벌이를 선호하는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해 여성 고용률(15~64살)은 55.7%를 기록해 2005년 52.5%와 비교해 3.2%포인트 높아졌다. 혼인 연령대로 꼽히는 20대 후반~30대 초반의 고용률은 더 높아졌는데, 20대 후반은 68.5%로 2005년(63.0%)보다 5.5%포인트 늘었고 30대 초반은 59.8%로 2005년(48.6%)보다 11.2%포인트나 높아졌다. 통계청 관계자는 “전체 가구에서 맞벌이 가구의 비중은 늘어나고 있고 전업주부는 줄어들고 있다”며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여성의 비율이 높아지는 추세가 혼인 통계에서도 발견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여성 초혼 연령은 30.0살을 기록해 통계 작성 뒤 처음으로 30대에 진입했다.
무직 상태로 결혼하는 남성도 여성과 마찬가지로 줄었다. 지난해 무직 남성 혼인은 1만4219명으로 2014년 1만4799명보다 500여명 줄었다. 전체 혼인 대비 무직 남성 비중은 지난해 4.7%를 기록하는 등 미미한 수준이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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