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까지 9970만대…4월중 돌파
아반떼로 줄 세우면 지구 11바퀴
54년만에 대기록…세계 5위 등극
최고 베스트셀러 아반떼 1119만대
자율주행·친환경 등 미래 시장
‘퍼스트 무버’ 전략으로 대응을
아반떼로 줄 세우면 지구 11바퀴
54년만에 대기록…세계 5위 등극
최고 베스트셀러 아반떼 1119만대
자율주행·친환경 등 미래 시장
‘퍼스트 무버’ 전략으로 대응을
현대기아차가 이달 중으로 글로벌 누적판매 1억대를 넘어선다. 1962년 소하리 공장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3륜 화물차인 ‘K-360’을 생산·판매한 지 54년 만에 세운 성과다. 맨땅에서 일어나 국가기간 산업으로 성장하고 글로벌 메이커들과 당당하게 어깨를 겨루고 있지만, 한국 자동차산업의 미래는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기아차는 “1962년부터 올해 3월까지 국내외에서 현대차 6402만대, 기아차 3568만대 등 총 9970만대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돼 4월 중으로 누적 판매량 1억대 돌파가 예상된다”고 11일 밝혔다. ‘아반떼’(전장 4570㎜·전폭 1800㎜) 1억대를 한 줄로 세우면 약 45만7000㎞로 지구를 11바퀴 이상 돌 수 있고, 펼쳐 놓으면 약 823㎢로 서울시 면적(605㎢)보다 넓다고 한다.
차종별로는 현대차 아반떼(엘란트라 포함)가 1990년부터 1119만대가 판매돼 가장 많이 팔렸고, 엑센트(824만대), 쏘나타(783만대), 프라이드(422만대)가 뒤를 이었다. 1억대 가운데 국내 공장에서 6900만대를 만들었고, 해외 현지공장 생산량은 3100만대였다. 판매량은 국내 시장이 3000만대, 해외 시장이 7000만대였다.
한국에서 자동차 생산은 1962년 기아차가 일본 마쓰다(당시 동양공업)와 기술제휴를 맺고 반조립제품 방식으로 삼륜 화물차 K-360(배기량 356㏄)을 만들면서 시작됐다. 1968년에는 현대차가 자동차 생산을 시작하고 1976년 독자개발 모델 ‘포니’를 출시하며 자리를 잡아갔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정몽구 회장이 품질경영을 본격화하면서 글로벌 브랜드로 부상하기 시작했으며, 현재는 연간 생산량 800만여대로 글로벌 5대 자동차 메이커로 자리매김됐다. 지난달에는 미국 시장에서 현대 쏘나타(2만8778대)·기아 K5(1만1725대) 연합군이 미국에서 중형차의 대명사로 통하는 도요타의 캠리(3만6991대)를 누르기도 했다.
국가경제에서 자동차 산업이 차지하는 위상도 남다르다. 현대차는 “전체 제조업에서 자동차 산업이 차지하는 생산액과 부가가치액은 각각 12.7%, 12%에 달하고, 직간접 고용인원은 183만명에 이른다. 또 수출의 13.5%(713억달러), 세수의 14.7%(37조3000억원)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 자동차 산업의 미래는 불확실성으로 가득차 있는 게 현실이다. 지금까지 선진업체들을 배우고 추격하는 ‘패스트 팔로어’(빠른 추격자) 전략으로 성공을 일궈왔지만, 자율주행·친환경·스마트카가 대세가 될 미래에는 ‘퍼스트 무버’(시장 선도자)의 능력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생소한 업체였던 테슬라가 이달 초 예약 판매에 들어간 보급형 전기차 ‘모델3’가 이틀 만에 25만대 주문을 받는 등 자동차 시장의 변화 속도도 빠르다. 또 글로벌 자동차업체 최고경영자(CEO)들이 수년째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기조연설을 하는 등 자동차와 아이티(IT)의 결합 또한 당연한 얘기가 된 지 오래다. 여기에다 중국 업체들의 추격도 무시하기 어려운 수준이 됐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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