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용품 등 직매입해 전용몰
소셜코머스·마트와 정면 승부
소셜코머스·마트와 정면 승부
에스케이(SK)플래닛이 운영하는 오픈마켓 ‘11번가’가 직접 매입한 제품을 파는 직매입 사업을 본격화한다.
에스케이플래닛은 12일 40여명의 전문 상품기획자들이 선별한 직매입 상품을 판매하고 고객 서비스까지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11번가는 그동안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에서 제품을 중개하고 수수료를 받는 오픈마켓 사업만 해왔다.
11번가는 이달 초 직매입 사업 진출을 위해 경기 이천에 전용 물류센터를 마련했다. 3만㎡ 규모의 물류센터는 월 40만건의 주문을 처리할 수 있다. 11번가는 “고객들은 직매입으로 품질과 유통기간 등을 믿을 수 있고, 유통 단계가 줄어 보다 저렴한 가격에 쇼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직매입은 그동안 쿠팡 등 소셜코머스 업체들과 에스에스지닷컴(SSG.com) 등 대형마트의 온라인쇼핑몰들이 채택해온 사업 방식이다. 11번가의 직매입 사업 진출은 오픈마켓과 소셜코머스의 경계를 허문 것이다. 대표적 소셜코머스 업체 쿠팡이 지난해 8월 오픈마켓 사업을 도입한 것도 마찬가지였다. 쿠팡 홍보팀 황훈 차장은 “쿠팡이 오픈마켓을 도입하고, 11번가가 직매입을 본격화함으로써 오픈마켓과 소셜코머스를 구분하는 것이 별 의미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11번가가 직매입에 뛰어들며 첫 직영몰 상품으로 생활과 밀접한 ‘마트 제품군’을 선보이기로 한 것은 ‘최저가 전쟁’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로도 해석된다. 온라인몰을 강화하려는 대형마트와 소셜코머스 업체들은 기저귀, 분유, 커피믹스, 통조림, 세제 등 반복 구매 상품들에 대한 치열한 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다. 상품 중개만 할 뿐 가격을 통제할 수 없는 오픈마켓은 이 최저가 전쟁에서 빠져있었다.
직매입 사업이 기존 오픈마켓 판매자들의 이해와 상충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익명을 요청한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11번가가 직접 매입한 상품을 우선 노출시키면 같은 제품을 취급해온 기존 오픈마켓 판매자들이 반발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11번가와 함께 오픈마켓 ‘빅3’로 꼽히는 지마켓과 옥션은 “직매입 사업 진출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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