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거래 ‘악명’ 대기업 적극 제지” 김성진 중소기업청장
김성진 중소기업청장
“연구원 등 전문기관에 의뢰해도 진단은 나오는데 명약이 없습니다.”
김성진(56) 중소기업청장이 대-중소기업 문제에 대해 어려움을 털어놨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불공정 거래는 구조화되고 있지만, 뾰족한 해결책이 없다는 답답함이다. 김 청장은 24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소기업 처지에서는 남보다 뛰어난 퀄리티(질)가 없는 업체들이 서로 경쟁하다보니 출혈경쟁을 벌이게 된다”며 “대기업들은 내부평가가 이익을 기준으로 이뤄질뿐, 협력업체와의 관계는 고려 대상도 되지 않아 중소기업들이 적자를 감수하고 ‘협력’을 맺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김 청장은 “단번에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우선 협력 분위기를 알리고 불공정한 행위가 벌어지면 처벌되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김 청장은 이와 함께 중소기업에게 ‘악명’높은 대기업들에 대해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 청장은 “차관회의에 들어가면 1~2주에 한번씩 정부 포상계획이 올라오는데, 악명높은 대기업이 후보에 오르면 적극적으로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또 대-중소기업 협력의 좋은 사례와 나쁜 사례를 적극 알려 대기업들이 도덕적으로 재무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청은 우선 오는 26일부터 사흘 동안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박람회’를 열 계획이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이번 박람회에는 삼성전자, 포스코 등 73개 대기업과 1000여개 중소기업이 참석해 구매·납품 상담을 벌이게 된다. 김 청장은 “지방에 있는 중소기업이나 규모가 작은 기업들은 아무리 좋은 부품을 개발하더라도, 대기업 임원은 커녕 부장이나 차장을 만나기도 어렵다”며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만나고, 대기업 역시 우수 중소기업을 발굴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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