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출 3.3배, 적자 4.5배 늘어
소셜코머스 출혈경쟁에 우려 일어
쿠팡 “사업 확장 위한 계획된 적자”
소셜코머스 출혈경쟁에 우려 일어
쿠팡 “사업 확장 위한 계획된 적자”
소셜코머스 업체 쿠팡의 지난해 매출이 국내 전자상거래 업체 중 최초로 1조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영업손실이 5천억원이 넘어 사업의 지속 가능성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또다른 소셜코머스 업체 위메프도 매출과 영업적자가 동시에 큰 폭으로 늘었다.
쿠팡은 14일 공개한 감사보고서에서 지난해 매출 1조1337억원, 영업손실 547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14년에 비해 매출은 325%, 영업손실은 450% 늘었다. 같은 날 감사보고서를 낸 위메프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72% 늘어난 2165억원, 영업손실은 491% 늘어난 1424억원이다.
국내 전자상거래 업체 중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쿠팡이 처음이다. 지마켓·옥션·11번가 등 오픈마켓들은 거래 규모가 훨씬 크지만 중개수수료만 매출로 잡기 때문에 매출액은 3000억~4000억원에 그친다.
소셜코머스 업체들은 쇼핑 습관이 모바일로 빠르게 재편되는 틈을 타 큰 폭의 매출 성장을 달성했지만 영업적자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온라인 쇼핑몰 관계자는 “소셜코머스 업체들은 시장점유율을 높이려고 현금이나 다름없는 할인쿠폰을 남발하는 출혈 경쟁을 계속하고 있다. 직원 수도 오픈마켓의 5~10배에 달하는 등 수익을 내기 힘든 사업구조다. 투자자들의 돈으로 ‘치킨게임’을 벌이는데, 과연 이런 사업 방식으로 얼마나 더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유통업체 임원은 “투자자들이 언제까지 투자금을 쓰기만 하고 이익을 회수하지 못하는 상황을 참고 기다려 줄지가 소셜코머스 업체들의 생존에 가장 중요한 변수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소셜코머스를 대수롭지 않게 여겨온 오프라인 유통 대기업과 오픈마켓이 소셜코머스를 경쟁 상대로 삼기 시작한 것도 부담이다. 모바일 강화를 선언한 이마트는 올해 소셜코머스를 겨냥한 ‘최저가 전쟁’을 선포했고, 에스케이(SK)플래닛의 11번가는 최근 소셜코머스와 같은 직매입 사업을 본격화한다고 발표했다.
대규모 적자에 대해 쿠팡은 “물류와 ‘로켓 배송’에 대한 대규모 투자로 손실이 커졌으나 이는 계획된 적자다. 사업 확장을 위한 선제적 투자의 성격이 강하다”고 밝혔다.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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