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 신용평가회사인 피치가 한국의 국가신용 등급을 3년5개월 만에 ‘A’에서 ‘A+’로 한단계 높였다. 이번 조정으로 한국의 신용등급은 8년 만에 ‘A+’를 회복했으며 외환위기 이전의 등급(AA-) 바로 한 단계 밑까지 올라왔다.
피치는 24일 6자회담 공동성명 채택 등 북한핵 문제의 진전을 평가해 신용등급을 한단계 올렸다고 밝혔다. 피치의 제임스 매코맥 아시아 담당 최고 책임자는 발표문에서 “북핵 위협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완화된 것은 아니지만 6자회담의 초점이 북한의 핵 포기 여부에서 포기 방식과 시점으로 옮겨지면서 위험이 줄었다”고 말했다. 피치는 지난 달 19일 한국을 ‘긍정적 관찰대상’으로 올려놓아 신용등급 상향조정 가능성을 예고한 바 있다.
피치는 “한국의 최근 거시경제 실적이 실망스러웠고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5%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한국의 신용등급은 지속적인 신중한 공공재정 운영과 대외부문의 경쟁력으로 뒷받침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로써 한국의 신용등급은 중국보다 한 단계 높아졌고, 대만과 같은 수준이 됐다. 그러나 일본과 홍콩보다는 각각 두 단계와 한 단계 낮다.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P)가 7월 우리나라 국가신용 등급을 한 단계 올린 데 이어 피치도 상향 조정함에 따라 가장 보수적 성향인 무디스도 국가신용 등급을 올릴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재정경제부는 보고 있다. 권태신 재정경제부 제2차관은 “다음 달 열리는 6자회담에서 좋은 성과가 나올 경우 무디스도 한국의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현 기자 hyun21@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