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실업률이 3월 기준으로 역대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취업난에 연애·결혼·출산 등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살아야 한다는 ‘엔(N)포세대’의 한숨이 그칠 가망성이 보이지 않는다.
15일 통계청의 ‘3월 고용동향’을 보면, 청년(15~29살) 실업률은 11.8%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 실업률은 지난달 12.5%로 1999년 6월 통계 기준을 바꿔 작성하기 시작한 뒤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3월에는 다소 호전된 셈이지만 2월에 이어 역대 2번째로 높은 수치다. 청년 실업률은 지난해 10월 7.4%를 기록한 뒤 11월 8.1%, 12월 8.4%, 지난 1월 9.5%, 2월 12.5%로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해 왔다. 전체 실업률은 4.3%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3%포인트 올랐다.
통계청 관계자는 “실업률은 계절적인 요소가 영향을 많이 미쳐 2~3월에 높게 측정되는 경향이 있다”며 “3월에 공무원시험, 기업 채용 등이 있어 구직활동에 나서는 청년층이 늘어나기 때문에 실업률도 높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실업률은 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지난 4주간 구직활동에 나선 적 있는 실업자의 비율을 뜻하기 때문에, 그간 시험을 준비하느라 구직활동을 하지 않았던 ‘공시족’들이 공무원시험 때문에 통계에 잡힌 효과라는 뜻이다.
3월 전체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0만명 늘어난 2580만명을 기록했다.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지난 1월 33만9000명, 2월 22만3000명으로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는데 3월엔 다시 30만명대로 회복했다. 그 결과 전체 고용률은 59.6%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1%포인트 높아졌다. 연령별로는 60살 이상 고령 노동자의 일자리가 1년 전보다 18만5000명 늘어나 가장 크게 늘었고, 20대(7만4000명), 50대(6만명), 40대(7000명) 순으로 늘었다. 30대 취업자는 2만9000명 줄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 일자리가 지난해 같은달 대비 12만4000명 늘었다. 이어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서비스업(9만8000명),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9만3000명), 숙박및음식점업(8만5000명) 순으로 늘었다. 그러나 도매 및 소매업에선 14만2000명, 예술·스포츠·여가관련서비스업에선 4만4000명이 줄었다. 자영업자도 10만5000명 줄었다.
기획재정부는 “청년층은 구직활동이 크게 늘며 취업자 증가 폭이 큰 폭으로 확대됐다. 청년실업률 상승은 계절적 요인과 비경제활동인구의 노동시장 진입 등에 주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4월 말 ‘청년·여성 일자리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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