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2013년 56개로 3개 줄어
산업집중도도 다소 낮아져
‘경제 쏠림’ 완화 단정은 어려워
산업집중도도 다소 낮아져
‘경제 쏠림’ 완화 단정은 어려워
상위 대기업들이 시장을 지배하는 독과점 산업의 수가 줄고, 대기업이 나라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주는 산업집중도와 일반집중도가 모두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경제의 고질병으로 꼽혀온 대기업으로의 ‘경제 쏠림’이 완화되기 시작한 것인지, 일시적 현상인지 주목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7일 국내 광업·제조업 분야 476개 산업의 2013년 기준 시장구조조사 결과, 2009~2013년(5년) 새 독과점구조 유지 산업(이하 독과점 산업) 수가 정유·승용차·휴대전화 등 56개로 직전 조사 때인 2007~2011년(59개)에 견줘 3개가 줄었다고 밝혔다. 독과점 산업 수는 2002~2006년 54개, 2005~2009 43개로 줄다가 2006~2010년 47개, 2007~2011년 59개로 늘었으나, 다시 4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독과점 산업은 5년 연속으로 1위 사업자의 점유율이 50% 이상이거나 1~3위 사업자 점유율이 75% 이상인 산업으로, 가격 인상이나 경쟁사업자와의 담합을 통해 소비자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독과점 산업의 2013년 평균 출하액은 3440억원으로 전체 평균 610억원의 5.6배이다. 평균 순부가가치 비율도 33.4%로 전체 평균 27.3%보다 높으며,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비율은 2.2%로 전체 평균 2.4%보다 낮았다. 시장지배력을 이용해 높은 매출과 이익을 거둔 반면 연구개발 비용은 적게 쓴 셈이다.
산업집중도는 가중평균 기준 52.2%로 2012년의 53.3%보다 낮아졌다. 산업집중도는 산업별로 상위 3개사의 시장점유율 합계를 평균한 것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경제력 집중이 심한 것이다. 국민생활과 밀접한 휴대전화·승용차의 상위 3사 시장점유율은 96.6~99.9%에 달했다. 또 상위 기업의 출하액 비중인 일반집중도도 100대 기업 기준 51%로, 2012년의 52.2%에 견줘 낮아졌다. 자산 5조원 이상 대규모 기업집단의 출하액과 종사자 비중도 51.5%와 18.8%로 2012년의 52%, 19.2%보다 낮아졌다.
이에 대해 공정위의 송정원 시장구조개선과장은 “2013년 출하액이 1.1% 줄어든 반면 사업체 수가 1.3% 늘면서 상위기업의 시장점유율이 더 감소했기 때문”이라며 “감소폭이 작아 추세적 변화인지, 일시적 현상인지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2013년 일시적 경기회복으로 기업의 신규 진입이 늘어난 반면 유화·철강 등 일부 대기업의 불황이 본격화하고 경제민주화 영향으로 대기업의 사업 확장이 억제된 게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