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신형 말리부’
기지개 켜는 중형차
금융위기 이후 오랜 침체기 겪다
SM6·신형 말리부 바람몰이 제대로
공간 넓고 차체 무게 줄여 연비개선
지난달 판매량 전년보다 20% 늘어
닛산·현대차도 선택지 넓히며 가세
금융위기 이후 오랜 침체기 겪다
SM6·신형 말리부 바람몰이 제대로
공간 넓고 차체 무게 줄여 연비개선
지난달 판매량 전년보다 20% 늘어
닛산·현대차도 선택지 넓히며 가세
오랜 침체기에 빠져 있던 중형차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르노삼성이 지난달 출시한 에스엠(SM)6를 기폭제로 이달에는 한국지엠(GM)의 대표 중형 세단인 신형 말리부가 판을 키울 태세다. 중형 승용차는 국내 자동차회사들이 간판으로 여기는 차급이다. 한때 전체 자동차 수요의 25%를 차지했던 중형차는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그 비중이 뚝 떨어져 지난해 15%대까지 추락했다.
위축된 중형차 시장에 불을 지핀 것은 SM6다. SM6는 지난해 프랑스 파리에서 ‘탈리스만’이라는 차명으로 처음 소개됐다. 르노와 합작해 디자인을 한국형으로 다듬은 르노삼성은 국내 출시 첫 달에 2만대가 넘는 계약을 따내고 생산라인을 주야간 풀가동하면서 시장의 뜨거운 반응을 끌어냈다.
여기에 한국지엠이 오는 27일 신형 말리부를 공개한다. 쉐보레 말리부의 9세대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이다. 본격 판매는 5월부터 시작되지만, 한국지엠은 27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출시 행사를 열어 바람몰이를 할 계획이다. 야구장에서 신차를 발표하는 것은 국내 자동차 업계에선 처음이다. 말리부는 중형차급을 뛰어넘는 차체 크기와 실내 공간을 갖추고 최첨단 안전 사양이 대거 탑재된다고 한국지엠은 밝혔다.
SM6와 신형 말리부는 유사점이 많다. 경쟁 차종보다 넓은 공간과 중형을 넘어서는 프리미엄 사양을 갖췄다. 경량화도 눈에 띈다. 이는 세계 자동차 시장의 최근 추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무게를 줄여 연비와 주행 성능을 동시에 향상시키는 효과를 내는 것이다.
신차 출시로 이 차급에서의 판매량은 크게 늘고 있다. 지난달 중형 세단의 국내 판매는 2만여대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0% 넘게 증가했다.
수입차의 기세도 만만찮다. 한국닛산은 19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수입 중형 세단으로는 처음으로 2천만원대의 신형 알티마를 선보였다. 다케히코 기쿠치 한국닛산 대표는 “수입 중형차 최초로 합리적인 가격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수입차는 물론 국산차 고객까지 동시에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 뉴 알티마’로 명명된 이 차는 2990만~3880만원까지 4가지 트림으로 구성돼 있다. 일본차의 이런 공세가 독일차가 주도해온 수입 중형차 시장 구도에 어떤 변화를 줄 것인지도 관심거리다.
전통적으로 완성차 업체들에 중형차는 브랜드의 상징이자 가장 많은 수익을 안겨줘온 차급이다. 하지만 중형차 비중은 2010년에 정점을 찍은 뒤 감소 추세를 보여왔다. 오랜 경기 부진과 양극화로 중산층이 몰락하고 1인 가구가 증가하는 등의 사회경제적 변화가 ‘중형차 위기’에 영향을 끼쳤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 저유가로 스포츠실용차(SUV) 중에서 특히 소형 스포츠실용차가 급부상한 것도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중형차의 위축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현상은 아니다. 유럽에선 ‘시(C)세그먼트’로 분류되는 준중형차와 미니밴 같은 소형 다목적차(MPV)들이 중형차 시장을 거의 잠식했다.
국내 대표 중형차로 평가받는 쏘나타는 7세대까지 진화하면서 고민이 더 깊어졌다. 소비자의 선택지가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쏘나타는 전통적인 2.0 가솔린엔진에서 1.7 디젤, 1.6 가솔린 터보, 2.0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7가지로 라인업을 넓혀 돌파구를 찾고 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현대차 ‘2016년형 쏘나타’
한국닛산 ‘올 뉴 알티마’
르노삼성 ‘SM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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