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길 에스케이(SK)이노베이션 부회장
“좋을 때, 미래 어려운 때 대비
영업이익 5조원대로 늘리겠다”
영업이익 5조원대로 늘리겠다”
정철길(사진) 에스케이(SK)이노베이션 부회장이 “지금 정유 시장이 좋은데, 어려운 때를 대비해 영업이익과 시가총액을 더 늘리고, 인수합병을 통해 사업 구조를 바꾸고, 속도와 유연성을 가진 조직으로 변화하겠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20일 서울 종로구 사옥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원유 가격이 떨어져서 석유 소비가 늘어났고 회사의 마진이 좋아졌다. 그러나 원유 가격 변화는 주가만큼이나 알기 어렵다.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미래에 대비하는 첫 방안으로 더 많은 이익을 내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2조원가량의 영업이익을 냈는데, 앞으로 어려울 때를 생각해서 이익을 3조~5조원으로 늘려가겠다. 또 2018년 전후에는 현재 15조원인 기업가치(시가총액)를 2배인 30조원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두 번째로 조직 문화와 사업 구조를 바꾸겠다고 말했다. 그는 “정유회사도 정보통신기술(ICT) 회사처럼 속도와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 한 달, 한 주가 아니라 매일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유회사는 통상 계약을 3개월 전에 하기 때문에 비교적 긴 호흡으로 일해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요동치는 원유 가격의 변화에 맞춰 결정과 집행의 속도를 높이겠다는 뜻이다.
정 부회장은 인수·합병과 합작을 통해 사업 구조도 바꾸겠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전기차와 맞물려 미래 신산업으로 각광받는 전지 사업을 더 키우겠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에 배터리 합작 공장 설립을 검토 중이며, 조만간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전지 사업에서 엘지화학 등과 비교할 때 조금 늦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그는 “배터리, 전기차 사업은 마라톤으로 치면 아직 1㎞도 뛰지 않았다. 누가 먼저 뛰었느냐는 작은 문제”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밖에 에스케이이노베이션은 석유 개발 사업이나 화학, 윤활유 사업에서도 합작이나 인수·합병을 통해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정 부회장은 “현재의 저성장, 수요 부족, 극한 경쟁, 긴 불황, 짧은 호황은 ‘뉴 노멀’(새 표준)이다. 상수다. 여기서 3류는 죽고, 2류는 적응하고, 1류는 성장한다. 에스케이이노베이션은 1류가 되겠다”고 말했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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