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정보원 분석보고서
전체기업 14%가 한계기업
2008년 금융위기때보다 많아
제조업 고용회복 주도 ‘찬물’
전체기업 14%가 한계기업
2008년 금융위기때보다 많아
제조업 고용회복 주도 ‘찬물’
영업이익으로 이자 부담도 감당할 수 없는 한계기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제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이 최근 취업자수 증가세를 이끌었다는 점에서 고용시장에도 한파가 밀려오지 않을지 우려된다.
24일 한국고용정보원의 ‘한계기업 특성과 고용현황 분석’ 보고서를 보면, 3년간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이 1 미만으로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만성 한계기업 가운데 52.2%가 제조업체인 것으로 드러났다. 뒤를 이어 운수업(17.3%), 출판·영상·방송통신 및 정보서비스업(7.0%) 순으로 비중이 높았다. 제조업 가운데는 디스플레이(31.9%), 반도체(23.7%), 가전(19.2%) 등 업종에 한계기업이 주로 분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고용정보원은 2005~2014년 100인 이상 피보험 노동자를 둔 법인 1만7841곳의 기업재무정보를 분석해 이러한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전체 기업 가운데 한계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늘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 전체 기업 가운데 10.0% 수준이었던 한계기업은 2006년 11.0%에서 2008년 13.3%로 크게 늘어난 뒤 감소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2010년부터 다시 비중이 늘기 시작해 2013년엔 14.5%로 최고치를 기록했고, 2014년에도 14.0%를 기록했다.
문제는 제조업종이 최근 고용시장 회복세를 주도해왔다는 점이다. 지난 3월 제조업 부문 취업자수는 전년 동기 대비 12만4000명 늘어났다. 제조업 취업자는 2014년 5월부터 23개월 연속으로 10만명 넘는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전체 제조업 취업자 숫자도 2009년 383만6000명에서, 2011년 409만1000명, 2013년 418만4000명, 2015년 448만6000명 등으로 완연한 증가세를 보여왔다. 제조업 한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시작될 경우 고용 절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실제 한국고용정보원 분석 결과 2013∼2014년 고용을 10% 이상 줄인 한계기업은 23.5%로 정상기업(10.4%)보다 비율이 두 배 이상 높았다. 정한나 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디스플레이·조선·석유화학 등 업종은 고용 감소에 한계기업의 영향이 큰 산업으로 분석돼, 고용불안이 심하게 나타날 수 있는 잠재불안 요인을 가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노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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