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금융위원장, 언론 간담회
“대형 선주 2곳 아직 동의 안해”
성공땐 선박펀드로 지원방침에도
사채 등 채무조정 쉽잖아 ‘먹구름’
“대형 선주 2곳 아직 동의 안해”
성공땐 선박펀드로 지원방침에도
사채 등 채무조정 쉽잖아 ‘먹구름’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해운업계의 명운을 가를 용선료 인하 협상에 대해 “성공 가능성이 반반”이라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지난 29일 언론사 경제부장들과의 간담회에서 “현대상선의 대형 선주 두 곳이 아직 (용선료 인하에) 동의를 하지 않고 있다”며 “(선주들의) 60%, 90%가 동의했다는 얘기가 나오지만 이들 두 곳에서 빌린 선박이 가장 많아 이들이 동의를 안하면 나머지도 합의를 안하게 되고 그러면 협상은 끝난다”고 말했다. 현재 협상을 진행 중인 현대상선의 외국인 선주들한테는 5월 중순을 시한으로 최소 30~35%가량의 인하를 요구했다고도 밝혔다.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이 이들 외국인 선주한테 지급해야 할 용선료는 10년간 각각 5조원씩 모두 10조원에 이른다. 현대상선은 20곳이 넘는 선사들과 협상을 진행 중이며, 자율협약 개시를 앞둔 한진해운도 2일부터 용선료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임 위원장은 이어 “용선료 협상에 성공하면 이어 사채를 깎고 은행 부채도 깎아야 한다. 이를 통해 해운사들의 부채비율이 400% 이하로 떨어지면 정부가 해운사들이 경쟁력 있는 대형선박을 사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해둔 펀드를 동원해 지원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말 두 해운사가 부채비율을 낮추는 걸 전제로 선박펀드 1조4천억원을 조성해 새 배를 건조하거나 사들이는 데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두 해운사의 용선료가 시세보다 5배가량 높은 수준이어서 협상에 성공하더라도 여전히 3배가량 높은 용선료를 지급해야 한다. 계속되는 해운업 불황으로 적자에 허덕이는 이들 회사가 언제까지 이를 감당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또 채권단 협의회는 물론 사채권자 협의회 역시 보유한 대출이나 회사채 등을 출자 전환하거나 만기 연장에 동의해야 한다. 특히 사채권자 협의회는 투자자들로부터 돈을 모집한 민간 운용사들이 많아 채무조정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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