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7·G5 등 소비자들
지원금 대신 선택약정할인 선호
1분기 매출 갉아먹었지만
마케팅 효과 커 홀대할수도 없어
KT·LGU+ 영업이익 큰폭 증가
참여연대 “요금 인하해야” 지적
지원금 대신 선택약정할인 선호
1분기 매출 갉아먹었지만
마케팅 효과 커 홀대할수도 없어
KT·LGU+ 영업이익 큰폭 증가
참여연대 “요금 인하해야” 지적
‘이통사한테 고가 스마트폰 신제품은 계륵?’
이동통신사들이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삼성전자의 갤럭시S7과 엘지전자의 G5 등 고가 스마트폰 신제품들이 실적을 갉아먹었다’는 설명을 내놓고 있다. 에스케이텔레콤(SKT)은 지난 28일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고가 단말기 신제품이 잇따라 출시돼, 선택약정할인 가입자 비중을 20% 후반대로 높였다. 이 때문에 매출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어 “2분기 이후에는 저가 단말기 비중이 확대되고, 그에 따라 선택약정할인 선택 비중도 20% 미만으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돼 4분기에는 매출이 (상승 쪽으로) 턴어라운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에스케이텔레콤의 1분기 매출(4조2285억원)은 지난해 동기보다 0.3%, 영업이익(4021억원)은 0.1% 감소했다.
선택약정할인이란 단말기 지원금 대신 다달이 요금을 20%씩 할인해주는 것이다. 2014년 10월 단말기 유통법 시행 때 도입됐는데, 이를 선택한 가입자가 사업자별로 8~15% 정도였다. 에스케이텔레콤은 1분기에 이 비중이 큰 폭으로 높아진 것은 “갤럭시S7 등 프리미엄 단말기 신제품이 출시된 탓이다. 프리미엄 신제품은 대기 수요가 많기 때문에 이통사들이 지원금을 많이 얹지 않아, 가입자들이 혜택이 큰 선택약정할인을 선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프리미엄 단말기를 홀대할 수도 없다. 기존 가입자를 붙잡거나 경쟁업체 가입자를 빼오는 마케팅 수단으로는 신제품만한 것도 없다. 에스케이텔레콤은 1분기 갤럭시S7 국내 판매량의 55%를 소화했는데, 그 덕에 30만명 가까운 가입자 순증을 기록했다.
엘지유플러스(LGU+)도 1분기 실적을 설명하면서 “선택약정할인 비중이 예상치보다 30%나 늘어나면서 가입자당 매출을 750원이나 끌어내렸다. 앞으로 선택약정할인 비중이 완화되면 가입자당 매출도 턴어라운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업체는 “‘심쿵클럽’ 등 프리미엄 단말기를 구입하고 일정 기간 뒤 새 단말기로 교체하면 나머지 할부금을 면제해주는 프로그램이 선택약정할인 비중을 줄이는 효과를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최근 이통사들이 느닷없이 저가·구형 스마트폰 공시 지원금을 대폭 늘리거나 출고가를 내려 사실상 ‘공짜폰’을 양산한 게 실적 악화를 막기 위한 조처였음을 보여준다. 당시 이통사들은 제조사들의 신제품 마케팅에 찬물을 끼얹는다는 지적에 대해 “시장 여건에 맞춘 마케팅”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이동통신 후발 사업자들의 영업이익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큰 폭으로 증가해 이통 3사 모두 충분한 요금 인하 여력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티(KT)의 영업이익(3851억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22.8%, 엘지유플러스(1706억원)는 10.3% 늘었다. 참여연대 안진걸 협동사무처장은 “정부와 에스케이텔레콤은 후발 사업자들 때문에 요금을 내리기 어렵다고 해왔는데, 단말기 유통법 덕에 마케팅비를 아껴 후발 사업자들도 요금 인하 여력을 갖췄으니 기본료 손질 등에 나서야 한다. 아니면 단말기 유통법이 이통사 배만 불렸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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