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SE’ 정식 판매가 시작된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에스케이(SK)텔레콤 티(T)월드카페 종각점에서 매장 관계자가 ‘아이폰SE’를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통신3사, 아이폰SE 일제히 출시
디자인·크기는 3년전 ‘아이폰5S’
카메라 등 기능은 아이폰6S급
작은 화면 선호층 겨냥한 보급형
16기가 제품 출고가 56만9800원
아이폰6S보다는 40% 값싸지만
30만원대에 5인치 화면 갖춘
기존 중저가폰엔 경쟁력 떨어져
“양극화된 시장서 애매한 위치”
디자인·크기는 3년전 ‘아이폰5S’
카메라 등 기능은 아이폰6S급
작은 화면 선호층 겨냥한 보급형
16기가 제품 출고가 56만9800원
아이폰6S보다는 40% 값싸지만
30만원대에 5인치 화면 갖춘
기존 중저가폰엔 경쟁력 떨어져
“양극화된 시장서 애매한 위치”
애플이 2년 반 만에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SE’를 국내 시장에 내놨다. ‘가장 강한 4인치 스마트폰’이라는 점을 앞세웠는데, 이런 전략이 큰 액정화면에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중시하는 국내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얼마나 반응을 이끌어낼지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에스케이텔레콤(SKT)과 케이티(KT), 엘지유플러스(LGU+)는 아이폰SE의 공식 판매에 들어간다고 10일 밝혔다. 애플은 3월부터 미국·영국·일본·중국 등에서 아이폰SE 판매에 들어갔다. 당시 우리나라는 1·2차 출시국에서 빠져 뒤늦게 출시가 됐다. 애플은 2013년 9월 처음으로 보급형 스마트폰인 아이폰5C를 내놓은 바 있다.
아이폰SE는 아이폰5S의 겉모습과 아이폰6S의 기능을 합체했다고 할 만하다. 애플은 아이폰6(4.7인치)와 아이폰6플러스(5.5인치)를 내놓으면서 액정화면 크기를 키워왔는데, 아이폰SE에는 3년 전 출시한 아이폰5S의 디자인과 4인치 화면을 적용했다. 대신 아이폰6S에 쓰는 A9 칩셋(프로세서)과 1200만 화소 뒷면 카메라, 지문인식 기능을 적용해 사양을 높였다. 내장메모리는 16기가바이트(GB)와 64기가바이트 두 종류이고, 출고가는 각각 56만9800원과 69만9600원이다. 출고가는 같은 내장메모리를 적용한 아이폰6S보다 40% 정도 싸다.
아이폰SE가 4인치 화면으로 ‘회귀’한 가장 큰 이유는 ‘대중성 확보’다. 애플은 “2015년 세계에서 4인치 화면 아이폰은 모두 3천만대가 팔렸다. 작은 스마트폰을 원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전통적 ‘아이폰 마니아층’을 겨냥했다는 말이다. 중국 등 스마트폰 사용자가 급증하는 시장에서 경쟁하려면 값싼 모델이 필요한 측면도 있다.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경쟁사들이 액정을 키울 때 “스마트폰은 한 손으로 다룰 수 있어야 한다”는 철학으로 아이폰4의 3.5인치 화면에 집착했다. 하지만 애플은 창업자의 유훈을 저버린 채 후속작들의 몸집을 키웠다. 그래서 4인치로의 회귀는 ‘전통’의 회복이라고 볼 소지가 있으나, ‘프리미엄’과 ‘혁신’이라는 이미지를 대가로 치르면서 경쟁사들에 맞서는 고육지책의 성격도 있다. 최근 분기 매출이 13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한 가운데, 아이폰SE는 9월 출시 예정인 ‘아이폰7’이라는 본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방어전을 수행해야 하는 사명도 안고 있다.
삼성전자와 엘지(LG)전자가 버티는 국내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SE의 입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공식 판매 첫날 이동통신 3사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일시 품절까지 일어나는 등 새 제품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하지만 파괴력이 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출고가가 20만~30만원 수준에 5인치가 넘는 액정을 적용한 삼성의 J시리즈와 엘지의 K시리즈 등 초저가 스마트폰이 있어, 공시지원금을 받아도 40만원대인 아이폰SE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케이티(KT)경제경영연구소는 지난 3월 보고서에서 “국내 스마트폰 수요는 70만원대 이상의 프리미엄폰과 50만원대 미만의 중저가폰으로 양극화돼 있는데 아이폰SE는 그 사이에 애매하게 위치하게 된다”며 “아이폰SE가 경쟁력을 가지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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