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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면세점 대기업들, 환율 담합으로 고객에 수백억 피해

등록 2016-05-11 14:06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는 면세점 사업에서 큰 이익을 얻어온 대기업들이 수년간 상품 가격에 적용하는 환율을 담합해서 고객들에게 200억원대의 피해를 입힌 것으로 추정되는 불법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경제검찰’을 자처하는 공정거래위원회는 업체들의 부당이득이 미미하다는 이유로 과징금을 부과하지 않고 단순히 시정명령만 내려 ‘대기업 봐주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위(위원장 정재찬)는 11일 국내 8개 면세사업자가 면세점에서 파는 국산품의 원화 판매가격을 달러 표시 가격으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환율(이하 적용환율)과 적용 시기를 담합한 것을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면세점들은 적용환율을 외환시장에서 거래되는 실제 시장환율보다 낮추면 같은 국산 면세품을 팔더라도 더 많은 이익을 얻게 된다. 원-달러 시장환율이 1100원이라고 가정할 때 적용환율을 1000원으로 낮추면 달러로 환산하는 국산품 값은 그만큼 뛰기 때문이다.

담합에 가담한 면세점 사업자는 롯데 계열 4사(호텔롯데·부산롯데호텔·롯데디에프글로벌·롯데디에프리테일), 호텔신라, 에스(SK)케이네트웍스, 동화면세점, 한국관광공사 등 면세점 사업을 하는 대기업들을 망라한다. 이들 8개 사업자의 국내 면세시장 점유율은 2012년 기준 92%에 달한다.

공정위 조사 결과, 8개 면세점 사업자들은 2007년 1월부터 2012년 3월까지 63개월동안 14차례에 걸쳐 전화 연락 등을 통해 국산품 적용환율과 적용 시기를 공동으로 결정(담합)하고 실행했다. 일례로 업체들은 2008년 11월의 경우 시장환율이 달러당 1469원인데도 적용환율을 1320원으로 정해 달러당 149원의 부당이득을 취했다. 공정위는 “2006년 7월부터 시내면세점에서 내국인에 대한 국산품 판매가 허용되면서 동일한 상품의 달러 표시 판매가격이 면세점별로 차이가 나는 것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나오자, 사업자들이 담합을 시작했다”면서 “환율 담합은 신라호텔이 2011년 5월에, 나머지 사업자가 2012년 2~3월에 각각 중단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담합으로 인한 경쟁제한 효과가 적고 부당이득이 미미하다면서 과징금을 부과하지 않고 단순히 시정명령만 내렸다. 그러나 담합이 이뤄진 63개월 동안 국산품 판매액이 2조원으로, 해당 기간 중에 적용환율과 시장환율 간 차이가 월기준 달러당 평균 14원임을 감안하면, 전체 부당이득은 25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공정위는 이에 대해 “적용환율과 시장환율 간의 차이를 단순히 적용하면 부당이득 규모가 수백억원대인 것은 맞지만, 업체들이 최종 판매단계에서 다양한 할인행사를 통해 달러 표시 가격대로 판매되지 않아, 담합으로 얻은 실제 부당이득을 정확히 계산하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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