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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외갓집의 푸근함 담긴 ‘농산물 꾸러미’

등록 2016-05-15 20:20수정 2016-05-16 10:37

지난 4월29~30일 제주 마을기업 ‘무릉외갓집’에 로컬 챌린지 프로젝트 기업들이 모여 상호 멘토링의 시간을 가지며, 무릉외갓집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
지난 4월29~30일 제주 마을기업 ‘무릉외갓집’에 로컬 챌린지 프로젝트 기업들이 모여 상호 멘토링의 시간을 가지며, 무릉외갓집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
도시 소비자와 농민 직접 연결
매달 제철 농산물 회원에게 배달
소비자는 믿고 먹고 농민은 자립
“외갓집 하면 따뜻하고 푸근한 느낌이잖아요.” ‘무릉외갓집’ 홍창욱 실장의 말이다. 무릉외갓집은 제주도 무릉리 마을 주민 39명이 참여해 운영하고 있는 마을기업이다. 농수산물 회원제 배송 프로그램, 일명 ‘꾸러미’ 사업을 통해 주민 스스로 경제적인 자립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 4월29일 동그라미재단의 ‘로컬 챌린지 프로젝트’에 참여해 방문한, 서귀포시 대정읍에 위치한 무릉리는 제주에서도 비옥하기로 이름난 곳이다. 외갓집에서 바리바리 담아 정성스레 싸주는 콘셉트에 맞게, 비옥한 땅에서 주민들이 직접 생산한 농산물을 꾸러미에 담아 매달 회원에게 발송한다. 꾸러미 안에는 참다래, 마늘종, 청란, 천혜향, 콜라비 등 제철 농산물과 특산물 그리고 무릉리의 자연환경 속에서 만들어진 무릉된장 등 가공식품도 담겨 있다. 500여명의 회원이 연 43만8천원을 내고 매월 1회씩 외갓집 마음을 받고 있다.

꾸러미 사업은 도시의 소비자와 농민들을 직접 연결하는 공동체지원농업(CSA: Community Supported Agriculture)의 한 형태다. 복잡한 유통 경로를 거치지 않고, 믿을 수 있는 먹거리를 안정적으로 판매하고 소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 만족할 만한 거래가 이뤄질 수 있다. 소비자는 ‘얼굴 있는 먹거리’라는 점에서 제철 농산물을 안심하고 먹을 수 있으며, 생산자인 농부들은 판로를 염려하지 않고 건강한 먹거리 생산에 전념할 수 있다. 특히, 소규모 농가들은 정성스레 기른 작물을 팔 곳이 마땅치 않다. 더욱이 농산물 유통의 특성상 판매가 지체되면 가격은 폭락한다. 꾸러미는 지역 농가를 살릴 수 있는 대표적인 모델이다.

‘무릉외갓집’은 꾸러미 사업의 성공 사례로 손꼽힌다. 2014년 행정자치부 우수마을기업으로 선정됐고, 2015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직거래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지역 주민 스스로 설립했지만, 지역 유관기관들의 협력도 모아지고 있다. 2009년 사단법인 제주올레가 ‘1사 1올레 사업’을 통해 (주)벤타코리아를 후원사로 연결해주었다. 후원사는 설립 당시 ‘무릉외갓집’ 브랜드 기획부터 상품 구성, 온라인쇼핑몰 구축 등 마케팅 지원에 동참했다. 2014년 동그라미재단은 ‘로컬 챌린지 프로젝트’를 통해 운영과 수익구조에 대한 방향을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줬다.

이렇게 여러 사람들의 힘이 모아져 무릉외갓집만의 감각적인 상품 포장 디자인과 누리집이 만들어졌다. 무릉리 할머니들의 삐뚤삐뚤한 글씨를 모아 로고를 만들고, 사진과 이야기, 요리법 담긴 엽서 등 먹거리만이 아닌 제주의 향취를 전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제주/글·사진 주수원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정책위원

sociale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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