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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SUHD 쓰지 말라”…“올레드는 선택 아닌 시간 문제” 삼성-엘지, 이번엔 TV 공방전

등록 2016-05-16 20:28수정 2016-05-16 21:09

‘세탁기 소송’ 이어 다시 격돌
“엘지 매장서 삼성 문구 사용”
삼성 스페인법인 엘지에 항의
엘지 “고의로 한 것 아니다”
올레드 위상 놓고도 대립각
갈등 배경엔 기술 주도권 다툼
삼성전자와 엘지(LG)전자가 티브이(TV) 시장에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상대 업체의 주력 티브이 제품을 두고 ‘깎아내리기’도 마다하지 않고, 판매 과정에서 브랜드를 몰래 쓴 사실을 두고도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티브이 시장의 경쟁이 심해지면서 벌어지는 무리수로 보이는데, 이른바 ‘세탁기 파손 소송’에 이은 두 업체의 ‘가전부문 2차전’으로 비화할지 주목되고 있다.

16일 두 업체의 말을 종합하면, 삼성전자 스페인법인은 “엘지전자가 ‘슈퍼 울트라에이치디(Super UHD) 티브이’를 현지 일부 매장에 전시하면서 삼성전자의 티브이 제품에 쓰는 ‘에스유에이치디(SUHD)’ 문구를 사용했다”며 이를 고쳐달라는 내용을 담은 서한을 지난달 말 엘지전자 스페인법인에 보냈다. 삼성전자는 “스페인과 네덜란드, 싱가포르, 체코 이외에도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이러한 사례가 발견됐다. 소송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는 아니고, 현지에서 합당한 조처가 이뤄질 것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에스유에이치디 티브이는 삼성전자가 지난 3월 내놓은 제품인데, 삼성전자 쪽은 “상대적으로 사양이 낮은 엘지전자의 액정(LCD) 티브이가 우리 제품과 같은 것처럼 여겨져 피해가 심하다”며 항의를 한 배경을 설명했다.

엘지전자는 “고의가 아니다”라며 수정에 나섰지만, 삼성전자의 반응에 불쾌함을 감추지 않았다. 해당 국가에서는 현지 유통업체가 티브이 상품을 넘겨받아 파는 구조라서, 홍보 문구를 잘못 쓴 게 엘지전자의 잘못이 아니기 때문이다. 엘지전자 관계자는 “굳이 제조업체에 서한을 보내야 할 일인지 의문이다”라고 밝혔다. 또 이 관계자는 “해외에는 여러 제품을 취급하는 양판점이 많아 홍보 문구를 잘못 쓰는 경우가 적지 않다. 국내에서도 ‘통돌이세탁기’라는 브랜드는 엘지전자만 쓸 수 있다. 유통업체들이 ‘삼성 통돌이세탁기’라고도 쓴 적이 있었지만 문제삼지 않았다”며 삼성전자의 대응이 과도하다는 점을 내비쳤다.

두 업체의 충돌은 이달 초에도 있었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부문 사장은 지난 3일 기자들을 만나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티브이의 생산 계획이 없으며 에스유에이치디 티브이 생산에 주력하겠다고 밝히면서 “한 회사를 제외하고는 심각하게 대형 올레드를 생산해내고 심각하게 고민하는 회사는 없다. 전체 산업계도 아직 확신을 못 갖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올레드 티브이에 주력하는 엘지전자를 겨냥한 말인데, 이에 대해 엘지전자 관계자는 “올레드 티브이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고 언제 진출하느냐의 문제다. 전체 티브이 산업은 올레드 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갈등의 배경에는 전혀 다른 기술을 앞세운 두 업체의 주도권 다툼도 있다. 삼성전자는 ‘퀀텀닷’(Quantum dot·양자점) 기술을 적용한 액정 티브이를, 엘지전자는 액정 대신 올레드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티브이를 고가 제품으로 내놓고 있다. 그러나 최근 중국 업체가 액정 티브이를 싼값에 내놓으면서,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엘지전자의 올레드 티브이를 견제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올레드 티브이는 현재 파나소닉과 중국업체 3곳이 제품을 내놓은 상태다.

앞서 삼성전자는 2014년 9월 독일 시내 삼성전자 매장을 찾은 조성진 엘지전자 홈어플라이언스(HA) 사업본부 사장 등 임원 3명이 진열해둔 자사 세탁기를 파손했다며 검찰에 고소한 적도 있다. 조 사장은 지난해 말 무죄 선고를 받았는데, 검찰이 항소해 다음달 2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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