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16일 오후 서울대병원에서 정신감정을 받기 위해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2~4주 동안 서울대병원서 검사
“이상” 결론땐 후견인 지정할 듯
“이상” 결론땐 후견인 지정할 듯
신격호(94)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정신감정을 받기 위해 16일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다. 집무실이자 거처인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4층을 나와 입원한 신 총괄회장은 의사의 판단에 따라 2~4주간 정신감정을 받게 된다.
이번 입원은 신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인 지정 신청 사건을 심리 중인 서울가정법원의 결정에 따른 것이다. 앞서 신 총괄회장의 여동생 신정숙씨는 신 총괄회장이 고령으로 인해 정상적 의사결정을 하기 힘든 상태라며 재산관리나 법률 행위를 대신할 후견인을 지정해달라고 법원에 신청했다. 애초 법원은 4월까지 정신감정을 마치도록 했지만, 신 총괄회장 쪽의 연기신청이 받아들여져 입원이 다소 늦어졌다.
신 총괄회장에 대한 면회는 1주일에 두 차례에 걸쳐 각 1시간씩 허용된다. 면회인은 아내인 시게미쓰 하츠코, 장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경영권 싸움을 벌이는 장·차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 등 자녀들로 제한된다.
검사 결과는 신동주 전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경영권 다툼에 결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결론이 나오면, 법원은 신 총괄회장의 후견인을 지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동생과 경영권 분쟁을 이어가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치명타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우호지분 경쟁에서 이미 완패한 신 전 부회장의 ‘마지막 무기’는 신 총괄회장이 자신을 후계자로 점찍었다는 주장뿐이기 때문이다. 그는 경영권을 되찾으려고 한국과 일본에서 벌이는 소송도 신 총괄회장의 위임장을 받아 진행하고 있다.
유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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