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 보고서
“반등 지점 못찾고 서서히 가라앉아
선도산업 육성해 역동성 복원해야”
“반등 지점 못찾고 서서히 가라앉아
선도산업 육성해 역동성 복원해야”
한국 경제가 반등 지점을 못 찾고 서서히 가라앉는 ‘늪지형 불황’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불황 타개를 위해 주도 산업 육성과 함께 피로가 누적된 경제 주체들의 심리를 보듬는 사회안전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8일 보고서를 내 한국 경제가 2008년 금융위기와 2010년 재정위기 뒤 최근까지 심각한 어려움은 없지만 경제 내 모든 부문이 거의 동시에 늪에 빠지듯 천천히 그 침체의 강도가 강화되는 ‘늪지형 불황’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외환위기 때와 같이 큰 충격 뒤 빠르게 반등하는 계곡형(V자형) 불황과는 달리, 경기 회복세가 미약하고 경기 반등 시점에서 또 다른 충격이 발생해 가라앉는 ‘멀티딥형’ 불황이라는 것이다.
보고서는 지금의 불황이 수요가 적은 데서 비롯된 ‘수요충격형’ 불황이자, 제조업(수출)에서 서비스업(내수)으로 불황이 파급돼 대부분 부문들이 침체를 경험하는 전방위형 불황이라고 봤다. 특히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민간부문이 자생력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민간 부문의 경제성장 기여도는 2001~2008년 분기 평균 3.9%포인트에서 2015년 이후 1.7%포인트로 크게 낮아졌다. 보고서는 “공공 부문의 지출이 없었다면 2015년 실제 경제성장률은 1%대에 그쳤을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불황 탈출이 쉽지 않은 것은 경제를 선도하는 섹터가 없기 때문”이라며 “경기 선도 주력산업 육성을 위한 산업정책 정립을 통해 경제의 역동성을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불황의 원인이 수요 침체에 있는 만큼 회복 조짐이 발견되기 전까지는 금리인하와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병행하고 대규모 할인행사 등 소비 심리 개선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고 봤다. 이에 더해 불황 장기화에 따라 고용시장 불안과 사회 취약계층의 생활고 문제가 우려되기 때문에 사회안전망 구축, 구조조정 완급 조절 및 신속한 산업구조 전환으로 민간 주체들의 심리를 안정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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