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다국적 기업들의 탈세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년 동안 추징된 탈세액만 1조2000억원에 달했다.
관세청은 2011년부터 올해 4월까지 다국적 기업의 탈세 추징액이 1조2988억원으로 집계됐다고 18일 밝혔다. 관세청은 지난해 136개 업체 대상 2763억원을 추징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16.9% 늘어난 수치였다. 올들어서도 관세청은 지난 4월까지 44개 업체에서 479억원을 추징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52%나 증가한 것이다.
관세청은 다국적 기업의 국내 지사와 해외 본사 간 수출입 가격을 조작하는 수법으로 탈세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스포츠용품을 수입 판매하는 한 업체는 본사와 지사 간에 거래 관계를 통해 용역비를 송금하는 명목으로 관세신고 1100억원을 누락해 360억원을 추징당했다. 한 자동차 부품 수입·제조업체는 수입신고를 축소 신고하는 방식으로 수십억대 관세를 탈세했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관세청은 이같은 탈세 행위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다국적 기업 탈세 행위를 척결 중점 분야에 포함시키고, ‘관세 세원 잠식 대응 태스크포스(TF)’도 구성키로 했다. 국내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은 5900여곳으로 해마다 늘어나는 실정이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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