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정신감정을 위해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돌연 퇴원해 19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앞에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병원 만류에도…정신감정 거부
성년후견인 지정 여부 결정을 위한 정신감정을 받으러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신격호(94)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나흘 만인 19일 무단 퇴원했다.
신 총괄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대병원을 나와 집무실 겸 거처가 있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로 복귀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병원에서 만류했지만 본인이 강하게 퇴원을 요청해 오후 3시20분께 퇴원했다”고 전했다.
성년후견인 지정 신청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가정법원은 신 총괄회장과 신청인인 동생 신정숙씨의 합의에 따라 신 총괄회장이 최소 2주간 입원해 정신감정을 받도록 결정했다. 하지만 신 총괄회장은 합의 뒤에도 정신감정에 대한 거부감을 보이며 법원에 연기신청을 내 애초 4월로 계획된 입원을 5월로 미뤘고, 결국 입원 나흘 만에 무단 퇴원했다.
서울가정법원은 “신 총괄회장이 법원의 허가나 사전 협의 없이 퇴원했다. 자세한 경위는 양쪽 대리인을 통해 확인할 예정이다. 추후 사건 진행은 심문기일을 열어 양측과 의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무단 퇴원은 동생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신 총괄회장의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에게 불리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아버지가 자신을 후계자로 점찍었다고 주장해온 신 전 부회장으로서는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에 이상이 없다는 점을 입증해야 그나마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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