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채권자와 합의…한고비 넘겨
현대상선, 용선료 인하 협상 난항
해외 선사들과 화상회의 취소
현대상선, 용선료 인하 협상 난항
해외 선사들과 화상회의 취소
조건부 자율협약에 들어간 한진해운이 사채권자집회에서 회사채 만기 연장을 이끌어내면서 일단 급한 불은 끄게 됐다.
19일 한진해운 사채권자들은 오는 23일로 예정된 358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만기를 9월23일까지 4개월 연장하는 안건을 가결했다. 한진해운 쪽은 “회사를 믿고 고통 분담에 동참해준 채권자들한테 감사하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해운동맹 잔류를 결정지은 한진해운은 이로써 한고비를 넘기게 됐다. 그러나 현대상선과 마찬가지로 용선료(선박 임대료) 인하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만만치 않다.
한편 현대상선은 해외 선사들과 벌이고 있는 용선료 인하 협상에서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이날 해외 선사들과 진행하려던 화상회의 형식의 콘퍼런스 콜(전화 설명회)을 취소했다. 애초 현대상선과 채권단은 방한한 컨테이너 선사와 18일에 마지막 담판을 벌인 뒤 나머지 17개 벌크선사 등을 포함한 22개 해외 선사와 추가 협상을 진행하려 했다.
채권단 쪽은 “현대상선이 내고 있는 용선료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5개 컨테이너 선사와 합의가 이뤄질 경우, 나머지 해외 선사들에 이를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하려 했으나 합의안이 도출되지 않아 전화 설명회를 취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상선 쪽도 “협상 진전이 없는 상태에서 선사들을 연일 모두 모아 회의를 하는 것보다 개별 협상 등을 통해 막판 협의에 나서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선사들에 대한 압박은 이날도 이어졌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협상이 무산되면 법정관리에 들어간다는 원칙에 변함이 없다”고 재차 정부 입장을 확인했다. 시장에서도 법정관리의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이날 현대상선 주가가 전날보다 15.4% 급락했다.
박승헌 기자 abc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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