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이후 공모가 4배 뛰었다가
20일 6.1%↓…사흘새 23% 폭락
20일 6.1%↓…사흘새 23% 폭락
과자 하나에 너무 기댔나?
15년 만의 재상장과 품귀 현상을 빚은 허니버터칩의 인기에 힘입은 급상승으로 화제를 모은 해태제과의 주가가 급락했다. 20일 해태제과 주가는 전날보다 6.1% 내린 4만6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가는 주당 1만5100원이었던 공모가 대비 3배 이상 높지만 사흘 전에 견주면 23%나 폭락한 것이다. 11일 첫 거래를 시작한 해태제과 주식은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고 17일엔 공모가의 4배인 6만원까지 올랐다. 시가총액도 1조1526억원까지 불어 모기업인 크라운제과를 넘어섰다.
부도로 2001년 상장폐지됐던 해태제과는 2005년 크라운제과에 매각된 뒤 2014년 겨울부터 큰 인기를 누린 새 상품 허니버터칩 덕에 다시 상장 문턱을 넘게 됐다. 허니버터칩 출시 뒤 실적이 눈에 띄게 좋아져 2014년 6900억원이던 매출액이 2015년 7983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46억원에서 469억원으로 뛰었다.
주가를 끌어올린 것은 주로 개인이었다. 17일까지 개인 순매수액이 664억원이다. 증권가에서는 허니버터칩은 물론이고 홈런볼·맛동산 등 다수의 스테디셀러 제품 보유로 안정적 매출을 기대할 수 있고, 신제품의 인기와 일본 제과사와의 합작을 고려하면 상승 동력이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왔었다.
하지만 급등에 이은 급락세를 보며 우려의 시각도 나온다. 1분기 매출은 1831억원으로 전년 동기(1791억원) 대비 2.2% 올랐지만 영업이익은 54억원으로 전년 동기(70억원) 대비 23.6% 하락했다. 6월부터 허니버터칩 물량을 지금의 2배로 늘릴 새 감자칩 공장도 양날의 검이다. 해태제과는 큰 폭의 매출 증대를 기대하는 반면, 과거 공장 증설 뒤 ‘뒷심’이 달려 실패한 ‘꼬꼬면’ 사례를 뒤따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해태제과는 “1분기 영업이익 하락은 허니버터칩 관련 사내 포상금으로 20여억원을 지출한 탓으로 일시적 현상이고, 추가 생산될 허니버터칩 물량도 시장에서 충분히 소화 가능하다”고 밝혔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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