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끝내 법정관리…STX조선의 몰락

등록 2016-05-25 19:46수정 2016-05-25 21:27

무리한 확장 경영→저가 수주→재무 악화 →적자 누적

산은 “이달말 부도 예상
법원 주도 회생절차 불가피”
M&A로 몸집 불리다 15년만에 좌초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를 받아온 에스티엑스(STX)조선해양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개시의 초읽기에 들어갔다. 에스티엑스조선은 한때 세계 4위 조선사로 성장했지만 무리한 확장 경영에 따른 누적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침몰할 운명을 맞았다.

에스티엑스(STX)조선해양 일지
에스티엑스(STX)조선해양 일지
에스티엑스조선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25일 수출입은행, 농협은행, 무역보험공사 등과 채권단 실무자 회의를 연 뒤 “외부 전문기관 진단 결과 유동성 부족이 심화돼 이달 말에 도래하는 결제자금을 낼 수 없어 부도가 예상된다”며 “추가 자금을 지원하면서 자율협약을 지속할 명분과 실익이 없어 법정관리 신청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회사가 법정관리를 신청하면 담당 재판부는 청산절차를 밟을지 새 주인을 찾아줄지 결정하게 된다.

산업은행의 설명을 들어보면, 에스티엑스조선은 현재 수주한 선박을 정상적으로 건조해 인도금을 받더라도 7000억~1조2000억원 가량의 자금이 여전히 부족하다. 지난해 말부터는 신규 수주가 아예 없어 부족한 자금의 규모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또 해외 선주사들이 과거에 발주한 선박 건조를 취소하거나 손해배상청구 및 가압류 신청 등에 나서는 될 경우에는 추가 손실도 우려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이달 말까지 채권단협의회 논의를 거쳐 자율협약을 종료하고 법정관리로 전환하는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라며 “에스티엑스조선이 법정관리에 돌입한 이후에도 현재 건조 중인 52척의 선박을 정상 건조할 수 있도록 하고 협력업체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금융당국과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에스티엑스조선에 균열이 가기 시작한 것은 강덕수 전 회장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1년 법정관리 중인 조선사를 인수해 에스티엑스조선해양을 세운 강 전 회장은 공격적 확장 경영으로 수주를 늘리며 외형을 키웠다. 그러나 에스티엑스조선이 수주한 주력 선종은 중국 조선사들과 겹치는 중형 탱커들이 많았다. 저가 경쟁은 피할 수 없었다. 업황이 장기 부진에 빠져들던 상황에서 무리하게 저가 수주에 나서다 재무 상황 악화를 초래하고 만 것이다.

결국 2008년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조선업 불황은 더 깊어졌고 성장동력으로 여겼던 조선업은 거꾸로 그룹에 직격탄이 돼 돌아왔다. 2013년 채권단 자율협약 개시 이후에도 과잉투자의 여파와 깊게 패인 불황의 골을 넘어서진 못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조선 분야는 에스티엑스가 처음부터 전문성을 갖고 뛰어든 사업이 아니었다.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진입했다가 중국 변수를 고려하지 못하고 무리한 확장 경영을 펴다 좌초하고 말았다”고 말했다.

이로써 산업은행 등 채권은행과 금융당국을 향해서도 “손실 발생 책임을 피하기 위해 과감하게 부실을 털어내지 못했다”는 비판이 거세질 전망이다. 실제로 채권단은 자율협약 개시 이후에 에스티엑스조선에 4조5000억원가량을 지원했다. 지난 1월 우리은행·하나은행 등 시중은행들이 추가 자금 지원에 반대하며 채권단에서 탈퇴할 때도 채권단은 에스티엑스조선에 4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수혈하고 중소형 조선사로 특화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

박승헌 홍대선 기자 abcd@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