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그룹 “1천억 더 들어” 인수 포기 뜻
우리은행 “법정관리보다 재매각 추진”
우리은행 “법정관리보다 재매각 추진”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를 받아온 중견 조선사 에스피피(SPP)조선의 매각 작업이 끝내 무산됐다. 에스티엑스(STX)조선해양의 법정관리 신청 결정에 이어 에스피피조선의 매각 협상까지 결렬되면서 조선업계의 위기감은 더 커져가고 있다.
에스피피조선 인수에 관심을 보였던 에스엠(SM·삼라마이다스)그룹은 26일 “채권단과의 추가 가격 협상에서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사실상 인수 포기 의사를 밝혔다.
에스엠그룹은 올해 초 에스피피조선의 우선매수협상자로 선정돼 채권단과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가격 조율을 해 왔다. 에스엠그룹 관계자는 “실사를 해보니 부실이 더 많았고, 추가로 1천억원이 넘는 자금이 들어갈 것으로 봤다. 이를 놓고 채권단과 협의를 했으나 의견 조율에 실패했다”고 말했다.
이번 매각 불발을 두고 에스피피조선이 법정관리로 직행할 것이라는 관측과 재매각을 추진할 것이란 분석이 엇갈려 나온다. 에스피피조선에 대한 여신이 가장 많은 수출입은행은 과잉 공급 상태에 빠진 조선업을 구조조정하는 차원에서 정리하려는 방침이라 법정관리로 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법정관리로 가기보다는 새 주인을 찾아보자는 태도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에스피피조선은 그동안 원가 경쟁력을 높여 1분기에 이익을 냈고 현재 유동성도 나쁘지 않아 법정관리 신청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매각 협상이 안 될 경우 재매각 등 대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에스피피조선은 파생상품 손실 8천억원과 신규 계열사 투자 실패 4천억원 등 모두 1조2천억원의 영업외손실로 2010년 5월 채권단 자율협약에 들어간 뒤 구조조정을 거쳐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홍대선 박승헌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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