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1곳은 부채 200%로 ‘부실’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30대 그룹의 계열사들도 세곳 중 하나꼴로 부실 징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벌닷컴이 12일 ‘2015 사업연도 기준’ 국내 30대 대기업집단(공기업 제외) 소속 1042개 계열사(금융사 제외)의 재무상황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이거나 영업손실을 기록한 기업이 351곳으로 전체의 33.7%를 차지했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입이익을 금융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1 미만이면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또 완전 자본잠식 상태인 80곳을 포함해 부채비율이 200%를 넘는 재무위험 기업도 311곳으로 29.8%나 됐다.
그룹 단위로 살펴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자보상배율 1배 미만이거나 영업손실을 낸 계열사 비율이 30%를 넘는 그룹은 삼성, 롯데, 포스코, 한화, 한진, 두산, 현대중, 신세계, 씨제이, 부영, 엘에스, 영풍, 하림, 케이씨씨(KCC), 효성 등 무려 22개에 이르렀다.
또 부채비율 200%를 넘는 계열사의 비율이 30%를 넘는 그룹도 롯데, 한화, 한진, 신세계 등 14개로 절반에 육박했다. 특히 경영 부실로 최우선 구조조정 대상이 된 대우조선해양의 부채비율은 3914.0%로 가장 높았고, 이어 현대그룹 490.1%, 한진그룹 475.5%, 금호아시아나그룹 355.9%, 대우건설 244.1% 차례였다.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이거나 영업손실을 기록한 계열사와 부채비율 200%가 넘는 계열사의 비율이 모두 30%를 넘는 그룹은 롯데, 한화, 한진, 신세계, 씨제이, 부영, 대우조선, 오씨아이(OCI), 효성, 대우건설, 하림, 케이씨씨 등 12개로 전체의 3분의 1을 넘었다.
장기 경기침체에 따른 기업들의 실적 부진으로 그동안 한국 경제의 성장동력 역할을 해온 30대 그룹들도 부실 징후가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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