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이 브라질 쎄아라주 뻬셍 산업단지에 있는 시에스피(CSP) 제철소의 용광로에 첫 불씨를 넣고 있다. 동국제강 제공
연산 300만톤 브라질 제철소 가동
포스코·현대제철 이어 국내 3번째
장세욱 부회장 “3대에 걸친 꿈 실현”
포스코·현대제철 이어 국내 3번째
장세욱 부회장 “3대에 걸친 꿈 실현”
동국제강이 창립 62년 만에 고로 제철소를 세우고 용광로에 불을 지폈다. 철광석에서 철을 뽑아내는 높이 100m 이상의 대형 용광로를 갖춘 고로 제철소를 국내 기업이 구축하기는 이번이 3번째다.
동국제강은 10일(현지시각) 브라질 북동부 쎄아라주 뻬셍 산업단지의 시에스피(CSP) 제철소에서 연산 300만t급 용광로 화입식을 열었다. 화입은 쇳물 원료인 철광석과 코크스가 들어 있는 고로 하단부에 처음 불씨를 넣는 것으로 제철소가 가동을 시작했음을 뜻한다.
이 제철소는 동국제강이 30%, 포스코 20%, 브라질 철광석 업체 발레가 50%를 각각 지분 투자한 합작회사로 모두 55억달러가 투입됐다. 브라질 제철소 건립 프로젝트는 2005년 동국제강의 제안으로 시작해 11년 만에 결실을 맺었다. 동국제강은 이 제철소에서 생산하는 연간 300만t의 철강 반제품(슬래브) 가운데 60만t을 한국으로 들여와 직접 사용하고 100만t은 세계 시장에 판매할 계획이다. 발레는 철광석 원료를 공급하고, 포스코는 기술부문과 가동을 맡게 된다.
이로써 동국제강은 창립 62년 만에 직접 투자한 용광로 제철소를 보유하게 됐고 포스코와 현대제철에 이어 고로 제철소를 3번째로 보유한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게 됐다. 동국제강은 장경호 창업주에 이어 장상태 명예회장을 거치며 고로 제철소의 꿈을 키워왔다. 장세욱 부회장은 화입식에서 “브라질 제철소는 고로 제철소를 만들겠다는 3대에 걸친 꿈의 실현”이라며 “세계 최고의 제철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동국제강은 현재 인천과 포항에 3개의 고철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전기로 공장(360만t 생산능력)을 운영하고 있지만, 현대식 대형 용광로를 처음부터 투자해 가동하는 것은 처음이다. 동국제강은 브라질 제철소를 통해 후판(선박이나 교량 등에 쓰이는 철강) 사업의 원가 경쟁력을 높일 뿐만 아니라 고급강 비중을 늘려 수익성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황 침체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해온 동국제강은 이달 초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2년 만에 졸업했고 최근 4분기 연속 영업 흑자를 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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