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에 지역 이해관계 녹아있어
신공항 유치를 놓고 부산과 대구·경북의 치열한 신경전은 용어를 놓고도 엿볼 수 있다. 부산은 ‘동남권 신공항’, 대구는 ‘영남권 신공항’이란 이름을 사용한다. 지역 언론도 나뉘어 있다. 부산 언론은 ‘동남권’, 대구경북 언론은 ‘영남권’으로 사용하고 있다. 중앙언론도 제각각 신공항 이름을 선택하고 있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결정한 이름은 ‘영남권 신공항’이다.
용어에 대한 갈등은 정부가 자초한 일이다. 이명박 정부 때는 ‘동남권 신공항’이란 이름으로 불렀다가 박근혜 정부로 넘어오면서 ‘영남권 신공항’으로 바꾸었다.
용어에 지역의 이해관계가 고스란히 녹아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부산 가덕도가 가지고 있는 단점 중 하나는 접근성이다. 동남권은 통상 부산·울산·경남을 말하는데, 동남권에서 가덕도는 접근성이 나쁜 편이 아니다. 하지만 영남권으로 넓어지면 달라진다. 대구·경북·울산·부산·경남 등 영남권 신공항이 됐을 때 밀양은 중심이 되고, 가덕도는 굉장히 외곽에 위치하게 된다. 이런 이유로 박근혜 정부 때 영남권 신공항으로 바뀐 것을 두고 부산에서는 ‘TK’(대구·경북)의 영향이라고 비판한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특별한 의미를 두고 바꾼 것이 아니다. 동남권 신공항이 지난 정부 사업인 만큼, 새로운 정부에서 추진하는 사업이라는 차별성을 두기 위해 영남권이라고 바꾼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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