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 선임기자의 ‘이로운 경제’
실효성 입증하는 분석자료 제시
실효성 입증하는 분석자료 제시
유럽중앙은행(ECB)이 마이너스 금리 비판론자들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유럽중앙은행의 마시모 로스타뇨 통화정책국장은 최근 미국 부르킹스연구소에서 열린 마이너스 금리 토론회에서 자신과 동료들의 분석 결과를 토대로 비판론이 근거 없다고 말했다.
유럽중앙은행이 지난 3월 시중은행의 중앙은행 예치금 가운데 한도 초과분에 지급하는 금리를 연 -0.40%로 추가 인하하자 비판론자들은 효과가 의심스럽다며 반대 목소리를 더 높였다. 한편에서는 ‘재난성 사고’를 부르는 정책이라고 비아냥거리기까지 했다.
로스타뇨 국장이 비판론이 그르다며 한 얘기를 요약하면 이렇다.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뒤로 기업에 대한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내렸다.
*마이너스 금리는 시중은행의 초과 예치금이 기업·가계 대출이나 채권 매입으로 흘러갈 가능성을 높였다.
*기업들에 제공된 신용 총량이, 마이너스 금리가 도입되지 않았을 때 공급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신용의 양보다 많아졌다.
*유럽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은 지금까지 은행들의 수익성을 손상하지 않았다.
*마이너스 금리가 도입된 이후 평균적인 가계의 순이자 소득은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다.
*마이너스 금리는 금융안정성을 높였다.
로스타뇨 국장은 이런 논거를 제시한 뒤 마이너스 금리가 세계적인 저축 과잉(=투자수요 부족)과 같은 현상을 반영한 것으로 그 자체가 문제는 아니라고 말했다.
하지만 로스타뇨 국장은 마이너스 금리가 해를 끼치지 않으며 자산거품과 다른 위험을 낳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마이너스 금리는 경기를 부양함으로써 플러스 금리로 돌아가기 위해 선택한 불가피한 수단이라는 것이다.
로스타뇨 국장의 이런 주장에 대해 비판론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유럽중앙은행은 2014년 6월 마이너스 금리(-0.10%)를 도입했으며 시중은행들이 예치한 초과 준비금은 현재 8700억 유로에 이른다. 여기에 적용되는 금리가 -0.40%인 만큼 시중은행들이 유럽중앙은행에 예금을 한 댓가로 이자를 받는 대신 무는 돈이 35억 유로 가량 된다. 스웨덴과 덴마크, 스위스, 일본, 헝가리도 마이너스 금리를 시행하고 있다.
이경 선임기자 jaewoo@hani.co.kr
유럽중앙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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