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반 넘게 침체를 이어가던 수출이 조금씩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6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2.7% 줄어든 453억달러(약 51조9천억원)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6월 이후 최소 감소 폭이다.
수출은 지난해 1월 이후 18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으나 최근 감소 폭이 눈에 띄게 줄었다. 올해 1월 수출액은 -19.1%로 크게 감소한 뒤 4월에도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이다가 5월(-6.0%)과 6월(-2.7%)을 거치며 두 달 연속 한 자릿수로 감소 폭을 줄였다. 정승일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조업일수 감소와 브렉시트로 인한 불확실성 확대 등 부정적 여건에도 1년 만에 최소 감소율을 기록해 수출 회복 기반은 유지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6월 일평균 수출액도 19억7천만달러로 지난해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출이 조금씩 활기를 찾는 것은 주력 품목의 단가가 회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기업의 수익성과 직결되는 원화 기준 수출은 전년보다 2.4% 늘어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품목별로는 해양플랜트 3척 등 고부가가치선 인도로 선박(29.6%) 수출이 크게 늘었고, 컴퓨터(19.8%)의 증가세도 두드러졌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0.5%)는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낮은 감소율을 나타냈고, 철강(-2.3%)과 무선통신기기(-1.4%)의 감소 폭도 완화됐다. 하지만 자동차(-12.3%), 평판디스플레이(-25.2%), 석유화학(-10.7%), 석유제품(-27.3%) 등의 감소 폭은 더 커졌다.
국제유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따른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되면 하반기에는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다만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와 유럽연합의 경기 회복세 둔화, 신흥국 경기 부진 등이 상존해 본격적인 수출 회복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홍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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