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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해커가 만든 해커잡는 회사’ 문닫는다

등록 2005-01-30 16:18수정 2005-01-30 16:18

해커스랩 경영악화로…“보안에 무심한 정보화국가”

‘해커 양성소’로 잘 알려진 보안서비스 전문회사 ‘해커스랩’이 문을 닫는다.

해커스랩의 대주주인 시큐어소프트는 30일 “이미 지난 12월 말로 해커스랩의 모든 직원이 퇴사했다”며, “현재 법인청산 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이르면 3월 안에 모든 작업을 마무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해커스랩은 2003년부터 경영상황이 악화되면서 대부분의 직원들이 퇴사했고, 지난해부터는 김창범 사장 등 일부 직원만 남아 간신히 명맥을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에는 정부가 지정하는 ‘정보보호 안전진단 컨설팅업체’ 재심사 과정에서 대상업체 7곳 가운데 유일하게 탈락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이미 회사 홈페이지는 폐쇄됐고, 김창범 사장이 혼자 남아 청산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 2000년 2월 시큐어소프트에서 분사한 해커스랩은 경찰청 컴퓨터수사대 출신의 이정남씨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해킹동아리 회원 등 쟁쟁한 해커들이 결합하면서 ‘해커가 해커잡는 회사’로 잘 알려진 회사다. 당시 해커들에게 침투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해킹자유지대'를 만들어 주목받기도 했다.

주요 공공기관과 대기업, 금융기관 등을 고객으로 확보해 보안 관제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올랐으나, 몇년 전부터 보안 수요가 줄어들고 적자가 거듭되면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보안업계에서는 이번 해커스랩의 청산이 열악한 보안업계의 현황을 말해주는 사례라고 평가한다. 현재 안철수연구소와 대기업 계열의 일부 회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보안업체가 고사 위기에 놓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안서비스는 일상적인 모니터링과 관리를 맡아주는 ‘문단속 서비스’라서 성과가 그때 그때 눈에 보이는 분야가 아니다”라며 “경기가 나빠지면 각 업체에서 가장 먼저 삭감하는 것이 보안 관련 예산이고, 이 때문에 많은 보안업체들이 경영난을 겪고있다”고 털어놨다. 더구나 사정이 나빠지면서 업체들이 출혈경쟁을 벌여 ‘제 살 깎아먹기’에 나서는 형편이다. 한 보안업체 관계자는 “정보보호산업은 외국에선 이미 정보화 기간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데 한국은 유독 보안에 대해 무관심하다”며 “해커스랩 사태는 보안업계 현황을 단적으로 드러내주는 예”라고 말했다. <한겨레> 경제부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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