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잔액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500조원을 넘어섰다. 정부가 빚 상환 능력 등을 깐깐하게 따지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올해 2월 수도권에 이어 5월 전국으로 확대하면서 가계빚 관리에 나섰지만 대출 증가세가 진정되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6월 중 금융시장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달 말 현재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667조5천억원(주택금융공사 정책모기지론 포함)으로 한 달 동안 약 6조6천억원 늘었다. 이런 증가 폭은 전달(6조7천억원)게 견줘서는 소폭 줄었지만, 2010~2014년 6월 평균(3조원)에 견주면 2배가 넘는 수준이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주담대가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는데, 6월 주담대 잔액(500조1천억원)은 사상 처음으로 500조원을 넘어섰다. 6월 한 달 사이에 4조8천억원 늘어 증가 규모가 전달(4조7천억원)보다도 컸다. 또 2010~2014년 6월 평균 주담대 증가액(2조5천억)에 견줘서는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정부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시행 뒤에도 가계빚 증가와 주택시장 과열이 가라앉지 않자 최근 분양가 9억원 이상 아파트의 중도금 집단대출 등을 규제하고 나섰지만, 지금까지의 추세를 보면 효과가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워 보인다.
한은 금융시장국 관계자는 “주택 거래량이 늘면서 주담대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4월 8천호에서 5월 1만호, 6월 1만2천호로 꾸준히 늘고 있다. 이밖에 은행권의 마이너스통장 대출 잔액 등 기타대출도 지난달보다 1조7천억원 증가하며 잔액이 165조8천억원을 기록했다.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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