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의 1조원 자금 마련안 제출 시한 넘겨
한진그룹 “이달 말까지 해결책 마련하겠다”
한진그룹 “이달 말까지 해결책 마련하겠다”
조건부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이 진행 중인 한진해운이 채권단에 유동성 확보 방안을 제출해야 할 마감 시한을 넘겼다. 하지만 채권단은 이달 말까지는 지켜보자는 태도여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최종 결단이 나올지 주목된다.
15일 한진그룹 고위 관계자는 “채권단이 이번주 안으로 유동성 확보 방안을 제출하라고 했지만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달 안까지 제출하기 위해 묘책을 강구 중에 있다”고 말했다. 케이디비(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한진그룹에 연말까지 유동성 위기를 넘기는 데 필요한 1조원 정도를 마련할 자구 방안을 제출하라고 요구해왔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한진해운이 마감 시한을 넘긴다 해도 일단 기다리겠다는 태도다. 채권단 관계자는 “자율협약 기한이 8월4일까지여서 그때까지는 기다려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만약 한진그룹이 끝내 1조원의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면 한진해운은 법정관리로 갈 가능성도 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현대상선은 현대증권을 팔아서 유동성 해결 방안을 마련했지만, 한진그룹은 2014년 경영권을 맡은 이후 1조원이 넘는 지원을 한 상태여서 여력이 없고 온갖 방안을 고심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진해운은 이밖에 외국 선주들과의 용선료 협상에 성공해야 하고, 외국 금융기관과 채무 재조정도 마무리지어야 한다.
하지만 1조원의 유동성 마련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다른 협상도 결실을 보기가 어렵다. 결국 조양호 회장이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한진해운 운명이 달려 있는 셈이다.
한편 자율협약 중인 현대상선은 지난 14일 세계 최대 해운동맹인 ‘2엠(M)’에 가입을 확정한 데 이어 15일 대주주 차등 감자(7 대 1)도 끝내 구조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이날 현대상선은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대주주 차등 감자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비롯해 현대엘리베이터, 현대글로벌 등 기존 대주주의 지분율(20.93%)이 감자를 통해 3.64%로 떨어지고, 현대상선은 그룹 테두리를 빠져나오게 된다. 마지막으로 채권단의 출자전환이 오는 22일 진행되면 산업은행(15%) 등 채권단이 약 40% 지분으로 대주주가 될 예정이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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