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시장 독과점 심화로 소비자 피해 위험성 높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에스케이(SK)-씨제이(CJ) 간 인수합병에 대해 방송·통신시장의 독과점 심화로 인한 소비자 피해 위험성이 높다며 금지 결정을 내렸다.
공정위는 18일 에스케텔레콤의 씨제이헬로비전 인수와 에스케이브로드밴드와 씨제이헬로비전 합병 건을 심사한 결과, 방송 및 통신시장에서의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이를 근원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인수합병 자체를 금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에스케이와 씨제이가 지난해 11월 에스케이텔레콤의 씨제이헬로비전 발행주식 30% 취득, 씨제이헬로비전과 에스케이브로드밴드 간 합병 계약을 맺고 12월1일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했으나, 7개월여 만에 사실상 인수합병 추진이 어려운 쪽으로 결론이 났다.
공정위는 유료방송시장의 경우 씨제이헬로비전이 사업을 하는 23개 구역 중에서 인수합병 이후 에스케이와의 시장점유율 합계가 1위인 21개 구역에서 경쟁제한 효과를 발생시킬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다. 기업결합 이후 21개 구역의 유료방송시장에서 에스케이와 씨제이의 시장점유율 합계가 46.9~76%에 이르고, (케이티 등) 2위 사업자와 격차도 최대 58.8%포인트에 이르는 등 합병회사의 시장 지배력이 더 강화된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이로 인해 합병 회사가 케이블텔레비전 요금을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 지금도 씨제이헬로비전의 시장점유율이 높은 지역은 낮은 지역에 비해 요금이 1.1~1.5배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동통신 소매시장도 이동통신 1위사업자인 에스케이텔레콤이 알뜰폰 1위 사업자인 씨제이헬로비전을 인수하면서 시장점유율 합계가 47.7%에 달해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고, 알뜰폰 도입으로 촉발된 경쟁 활성화 및 요금 인하 경쟁에 부정적 효과를 가져올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다.
이동통신 도매시장 역시 이동통신 도매서비스 공급자인 에스케이텔레콤과, 도매서비스의 최대 수요자인 씨제이헬로비전이 결합하면 케이티와 엘지유플러스 등 경쟁 도매사업자의 판매선이 봉쇄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에스케이와 씨제이의 인수합병은 기업결합을 성사시키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할 1차 관문 성격인 공정위의 심사를 통과하는데 실패함에 따라 최종 관문인 미래부와 방송통신위원회의 심사 여부와 상관없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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