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CJ 이재현 상고 취하…배수진 쳤나?

등록 2016-07-19 11:17수정 2016-07-20 09:40

“병세 급속히 악화돼 재판 진행할 수 없어”
“재수감 땐 치명적 위험”
근육 위축·소실 손발 사진도 언론 공개
‘특사 포함 언질 받았나’ 의문 제기돼
이재현 씨제이그룹 회장이 2014년 9월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 참석하려고 휠체어로 이동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이재현 씨제이그룹 회장이 2014년 9월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 참석하려고 휠체어로 이동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19일 씨제이그룹이 공개한 이재현 회장의 유전병 샤르코-마리-투스(CMT) 진행 상태 사진. 근육위축으로 발등이 솟아오르고 발가락이 굽은 모습이다. 씨제이그룹 제공
19일 씨제이그룹이 공개한 이재현 회장의 유전병 샤르코-마리-투스(CMT) 진행 상태 사진. 근육위축으로 발등이 솟아오르고 발가락이 굽은 모습이다. 씨제이그룹 제공
구속집행정지로 서울대병원에 입원중인 씨제이(CJ)그룹 이재현(56) 회장이 상고를 취하했다. 이로써 징역 2년6월의 형이 확정되고 동시에 8·15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셈인데, ‘내락’을 받은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씨제이그룹은 19일 이 회장이 대법원에 상고 취하서를 제출하고 검찰에도 형집행정지 신청서를 냈다고 밝혔다. 씨제이그룹은 보도자료에서 “병세가 급속히 악화돼 신체적·정신적으로 더 재판을 진행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사지 근육이 점차 위축·소실되어 마비되어가는 불치의 유전병 시엠티(CMT·샤르코-마리-투스 질환)가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걷기, 쓰기, 젓가락질 등 일상생활 유지조차 힘들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2013년 부인의 신장을 이식하는 수술을 받은 뒤 부작용도 심각하다고 전했다. 씨제이그룹은 “이같은 상태에서 구속수감된다면 매우 치명적인 위험에 처할 것이고, 패닉에 빠진

이 회장이 가족에게 ‘이러다 죽는 거 아니냐. 살고 싶다’며 죽음의 공포를 호소하곤 한다”, “기업 총수이기에 앞서 한 인간으로서 생명권, 치료권을 보장받을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했다. 씨제이그룹은 절박함을 강조하려고, 근육이 줄어 기형적으로 변한 이 회장의 손·발·다리 사진도 언론에 공개했다.

이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1일 8·15 특사 방침을 밝힌 뒤 상고 포기를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상고를 포기해 형이 확정돼야 사면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과 함께, 2014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2014년 징역 3년6월을 선고받고 수감중인 최재원 에스케이(SK) 수석부회장도 복권 또는 사면 대상으로 꼽아왔다. 같은 죄목으로 처벌받은 최 부회장의 형 최태원 에스케이그룹 회장은 지난해 8·15 특사로 풀려났다. 최근 기업인 사면설에 대해 경제개혁연대는 “‘어려운 국민들이 조그만 희망이라도 가질 수 있도록 (특사를) 준비해주기 바란다’는 대통령의 말이 진심이라면 비리 기업인 사면만큼은 자제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2013년 횡령·배임·탈세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은 서울고법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월에 벌금 252억원을 선고받았다. 이 회장이 재상고해 사건은 대법원에 계류중이었다. 그는 건강 문제로 구속집행정지가 계속 연장돼 실제 수감생활을 한 것은 107일이다.

이 회장은 사면 명단에 낄 ‘자격’을 얻었지만, 명단에서 배제되면 대법원에서 유무죄를 다툴 기회마저 사라져 더 어려운 처지에 몰린다. 검찰에 신청한 형집행정지를 받아낼 수도 있지만, 형집행정지는 이유가 사라지면 재수감될 수 있는 한계가 있다. 재계에서는 언질을 받고 상고를 취하하는 ‘공식’을 따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재계 유력인사들은 사면을 앞두고 상소를 취하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런 귀띔을 받지 못했다면, 이번 특사를 ‘마지막 기회’로 보고 배수진을 쳤다고 할 수 있다. 씨제이그룹 관계자는 “사면 가능성에 대한 정보는 전혀 없다. 다른 출구가 없어 절박한 심정으로 상고를 취하했다”고 말했다.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로또 1등 당첨금, 올려야 할까요?”…기재부, 대국민 설문 1.

“로또 1등 당첨금, 올려야 할까요?”…기재부, 대국민 설문

‘손 떨린다’...배추 73%·시금치 124%↑ 밥상 물가 비상 2.

‘손 떨린다’...배추 73%·시금치 124%↑ 밥상 물가 비상

이거 가짜 뉴스 아냐?…배추 한포기 ‘2만원’ 3.

이거 가짜 뉴스 아냐?…배추 한포기 ‘2만원’

레바논 폭탄 테러 참극…삐삐는 왜 사라지지 않았을까 4.

레바논 폭탄 테러 참극…삐삐는 왜 사라지지 않았을까

‘마지막 분양전환’ 위례 임대아파트…가격 놓고 입주민-부영 갈등 5.

‘마지막 분양전환’ 위례 임대아파트…가격 놓고 입주민-부영 갈등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