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4~6월) 우리 경제는 전분기 대비 0.7% 성장해 3분기 연속 0%대 성장에 그쳤다. 실질 국내총소득(GDI)는 5년 3개월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보면, 2분기 실질 GDP는 전 분기보다 0.7% 증가했다. 이로써 지난해 4분기(0.7%), 지난 1분기(0.5%)에 이어 3분기째 ‘0%대 성장’에 머물렀다. 다만, 2분기 실질 성장률은 지난해 2분기에 견줘서는 3.2% 성장했다.
올 2분기 성장률이 1분기보다 소폭이나마 상승한 것은 건설투자가 증가세를 유지한 가운데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수출 등이 증가세로 돌아선 영향으로 분석된다. 건설투자는 주거용 건물 건설을 중심으로 2.9% 증가했지만, 증가율은 1분기 6.8%의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1분기에 -7.4%를 기록했던 설비투자는 2분기에 자동차·항공기 등 운수장비를 중심으로 2.9% 늘면서 증가세로 돌아섰다. 1분기에 0.2% 감소하면서 ‘소비절벽’우려를 낳았던 민간소비도 2분기에 0.9% 늘었다. 한은은 내구재와 의류 등 준내구재를 중심으로 소비가 늘면서 증가세 전환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국산자동차의 내수 판매가 1분기엔 8.3% 증가한데 이어 2분기엔 16.8% 늘어나는 등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조치가 민간소비 증가에 다소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5월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공연 관람객이나 놀이공원 입장객 등이 증가한 점도 소비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출은 반도체와 석유 및 화학제품 등이 늘어 0.9% 증가했고 수입은 원유와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1.9% 증가했다. 하지만 수출에서 수입을 뺀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0.3%포인트로 집계돼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2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0.4%를 기록해 2011년 1분기(-0.3%) 이후 5년3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는 2010년 4분기 -0.5%를 기록한 이후 5년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김영태 한국은행 국민계정부장은 “1분기 국내총소득이 3.0%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던 기저효과에다 국제유가 반등으로 일부 수입품 가격이 올랐지만 일부 수출품 가격은 하락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내총생산은 지난해 1분기에 견주면 4.4% 늘었기 때문에 앞으로 국민소득의 감소 등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올 2분기 성장률이 0.7%로 집계됨에 따라 3분기와 4분기 성장률이 각각 0.5% 수준이 된다면 올해 한은이 전망한 성장률 2.7%를 달성할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김영태 국민계정부장은 “올 상반기 성장률이 애초 전망했던 수준에 부합했다. 이런 기조가 앞으로도 유지된다면 올 성장률은 전망(2.7%)한 대로 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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