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송파구 등 전셋값 약세, 매맷값 강세 여파
이달 서울 아파트의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전세가율)이 7년여 만에 하락했다. 최근 한달 새 전세가격보다 매매가격 상승폭이 더 컸기 때문이다.
26일 케이비(KB) 국민은행의 ‘7월 전국 주택가격동향 조사’를 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전달보다 0.3%포인트 하락한 74.8%를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이 하락한 것은 2009년 1월 이후 7년6개월 만에 처음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외환위기 직후인 2001년 9월 64.5%까지 오른 뒤 8년간 꾸준히 떨어져 2009년 1월 38.1%로 바닥을 찍었다. 이후 재상승한 전세가율은 2011년 10월 50%, 지난해 7월 70%를 돌파했다. 금융위기 이후 집값은 안정세를 보인 반면 저금리와 경기 둔화 여파로 전세가격은 꾸준히 오른 데 따른 것이다
이달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이 하락한 것은 전달 대비 매매가격 상승률이 전세가격 상승률보다 높았기 때문이다. 7월 전세가격은 6월에 견줘 0.24% 오른 반면, 매매가격은 같은 기간 0.54% 뛰었다. 서울 아파트의 매매, 전세가 상승률 역전 현상이 7년여 만에 처음 나타난 것이다.
부동산업계에선 이번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 하락이 추세적인 흐름인지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보고 있다. 전세가격에 이어 매매가격이 상승하는 초입 단계인지, 반대로 정점에 이른 전세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는 징후인지 단정짓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7월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 하락을 이끈 곳은 강동구(-0.8%포인트), 강남구(-0.7%포인트), 송파구(-0.5%포인트) 서초구(-0.5%포인트) 등인데, 이들 지역은 최근 매맷값이 상승한 게 아니라 전세가격이 떨어지거나 약세를 보인 곳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강남구와 송파구의 경우 7월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달 대비 각각 0.04%, 0.08% 떨어졌다. 박원갑 케이비(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최근 서울 동남부권의 전세가격 하락은 위례새도시, 하남미사강변도시 등의 입주 물량 증가에 따른 것이어서, 전세가율 하락도 일시적 현상에 그칠 수 있다. 추세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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