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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저비용 항공산업 호황, 모래 위에 쌓은 성?

등록 2016-07-31 18:57수정 2016-07-31 21:42

[경제의 창]
출입문 열고 출발·기압장치 고장 회항
어이없는 안전사고 잇따라 ‘안전’ 우려
정비 열악·조종사 관리 부실 큰 문제로
지난해 12월23일, 제주항공 김포발 제주행 여객기는 기내 압력조절 장치가 작동되지 않아 1만8천피트에서 8천피트로 급강하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정부가 조사해봤더니 조종사가 기내에 공기를 공급하는 스위치를 켜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3일 진에어 필리핀 세부발 여객기는 출입문이 덜 닫힌 상태에서 이륙해 김포로 향하다가 회항하는 사고가 있었다. 승객들은 두통과 귀 통증에 시달렸다. 정비사와 조종사 모두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저비용 항공사(LCC)들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어이없는 안전사고가 잇따라 일어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항공기를 점검하고 유지하는 정비 인력과 산업이 열악한데다 조종사 관리도 부실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무엇보다 항공기 안전의 기본 바탕이 되는 정비사들은 수도 적고 비정규직도 많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임종성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저비용 항공사인 진에어는 지난해 19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정비 인력은 42명에 그쳤다. 게다가 38명(90%)은 비정규직이었다. 에어부산도 16대의 항공기가 있었는데 정비 인력은 52명이었고, 이 가운데 30명(58%)이 비정규직이었다. 정부는 항공기 한 대당 정비사 12명을 권고하고 있는데 진에어는 186명, 에어부산은 140명이나 부족한 셈이다. 진에어 관계자는 “정비 분야는 상당한 전문성이 필요한데, 인력이 부족해 채용이 어렵다. 정비 인력을 늘려가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비정규직이 많은 것에 대해 진에어 관계자는 “정비 분야 비정규직은 젊은 사람이 아니라 대한항공 등에서 오랫동안 정비 업무를 했던 시니어급을 재고용한 것이다. 정년 등 나이 문제가 있어 비정규직으로 고용한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비행기 상태를 정기적으로 검진할 전문 인력은 아예 없다. 저비용 항공사들은 기체나 엔진 정비는 외국 정비업체에 위탁하고 있다. 정부도 이런 현실을 고려해 항공정비(MRO) 산업단지를 만들려고 추진하고 있지만, 어느 지역으로 할지 논란이 되면서 진행 속도가 더디다.

또 조종사 훈련이 형식적이고 이들의 능력 취약점을 파악할 비행자료 분석도 부실한 것으로 정부 특별점검에서 확인되는 등 조종사 관리 전반이 미흡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도 저비용 항공사 안전강화 대책을 만드는 등 대응을 서두르고 있다. 항공사들의 안전투자 노력과 성과를 평가해 공개하고, 안전 문제가 발견되면 운항 노선 심사 때 불이익을 주기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장의 안전의식을 뿌리내리기 위해 불시 감독을 확대하고, 무리한 운항 등 위법사항이 발견되면 엄중처벌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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