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가계 대출 연체율은 하락
국내 은행의 대기업 대출 연체율이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1일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 현황’ 자료를 발표하고 지난 6월말 현재 대기업 대출 연체율이 2.17%로 전달보다 0.81%포인트 상승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0.68%)에 견주면 1.40%포인트 오른 것으로 관련 통계가 나온 2008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은행권의 대기업 대출 연체율이 보통 1%선을 오르내리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금감원 설명을 들어보면 6월 은행의 대기업 연체율이 2%대를 넘어선 것은 에스티엑스(STX)조선해양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대출금 연체가 생긴 것이 배경이 됐다. 에스티엑스조선은 국책은행 등 국내 은행권에서 3년 동안 4조5000억원을 지원받았지만 지난 5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에스티엑스조선에 대한 은행권의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은 5조원이 넘는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금감원 쪽은 “에스티엑스조선의 법정관리로 신규 연체가 생기면서 대기업대출 연체율을 1.4%포인트 정도 상승시키는 효과가 나타났다”며 “다만 다른 기업의 채무조정 등이 진행되면서 어느 정도 연체율 상승을 상쇄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또 전체 기업대출 연체율은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떨어지면서 지난 5월(1.04%)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71%로 5월말보다 0.24%포인트 떨어졌다.
한편 가계 대출 연체율은 0.31%로 5월 말보다 0.06%포인트 하락했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0.24%)도 같은 기간 동안 0.03%포인트 내렸다.
박승헌 기자 abc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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