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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은행 ‘소호 대출’ 급증 “숨은 가계빚 될라”

등록 2016-08-03 17:49수정 2016-08-03 21:03

구조조정 여파, 대기업 대출 줄인 은행권
소규모 담보대출 위주 소호대출 규모 늘려
가계부채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도
올해 들어 주요 시중은행들이 소호(소규모 자영업) 대출 규모를 6조원 이상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해운업종을 중심으로 이뤄진 구조조정 여파로 은행들이 대기업 신용대출을 줄이는 대신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담보대출 비중을 높이면서다. 하지만 소호대출의 경우 생활비로 전용이 가능한 데다 경기가 나빠질 경우 급격히 부실화될 가능성이 있어 가계부채 부실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일 은행권의 설명을 들어보면, 케이비(KB)국민·신한·우리·케이이비(KEB)하나은행 등 4개 시중은행의 소호대출 규모는 지난해 말 141조2090억원에서 올해 6월말 147조8460억원으로 6조6370억원이 늘어났다. 국민은행이 2조8000억원가량 대출을 늘렸고, 하나은행도 1조6000억원 이상 소호대출이 증가했다. 신한·우리은행도 각각 1조원가량씩 소호대출 규모를 키웠다.

은행들이 소호대출에 적극 나서는 것은 최근 진행된 조선·해운업종의 구조조정 여파로 대기업 대출에 몸을 사린 결과다. 금융감독원 자료를 보면, 에스티엑스(STX)조선해양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은행권의 대기업 대출 연체율은 6월 말 기준으로 2.17%까지 치솟는 등 여신 건전성 지표가 소호대출을 포함한 중소기업(0.71%)보다 나쁘다. 이런 상황에서 한번 부실이 생기면 대규모 ‘충당금 폭탄’이 떨어지는 대기업 대출 규모를 줄이면서 그 공백을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대출로 메운 셈이다.

아이비케이(IBK)경제연구소는 “과거에는 불황기에도 은행들이 대기업 대출 비중을 늘렸지만 부실로 인한 거액의 손실 경험과 리스크 관리 경험 축적 등으로 최근에는 중소기업, 소호대출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도 “대기업 여신 부실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거액의 신용대출 위주인 대기업 대출을 줄이고, 소호대출 등 소규모 담보 대출을 늘려 리스크 관리에 나서는 것”이라며 “지역신용보증재단이 다양한 보증상품을 내놓고, 이들과 연계해 은행도 온라인 소호대출 상품을 선보이는 등 선택 폭이 넓어진 것도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호대출 증가가 가계부채 부실 가능성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소호대출은 중소기업 대출로 분류되지만 소규모 자영업 특성상 얼마든지 생계자금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상당 부분을 가계부채로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시중은행들은 소호대출 중 ‘요주의 이하’ 여신 비중을 1~4% 이하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지만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일부 시중은행은 소호대출이 부실화되면서 이 비중이 10%대까지 치솟아 충당금 부담으로 골머리를 앓기도 했다. 시중은행의 한 여신 담당 임원은 “최근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소호대출 수요도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당장은 수익에 도움이 되지만 경기침체로 담보가치 하락이 심화될 경우에는 부실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승헌 기자 abc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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