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다드앤푸어스(S&P), 상향 11개월 만에 또 올려
넉넉한 통화·재정 여력, 안정적 경제성장 이유로 꼽아
넉넉한 통화·재정 여력, 안정적 경제성장 이유로 꼽아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스탠다드앤푸어스(S&P·에스앤피)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역대 최고등급인 ‘AA’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 9월 AA-로 한 단계 올린 이후 1년도 채 되지 않아 등급을 다시 올린 이유는, 우리나라의 통화·재정 여력이 충분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에스앤피는 8일 이런 상향 조정 사실과 함께 향후 등급 전망도 ‘안정적’이라고 밝혔다. 한국에 부여된 AA등급은 이 평가사가 운용하고 있는 21개 등급 가운데 세번째로 높은 것이다. 우리나라보다 더 높은 등급을 받고 있는 나라는 독일·캐나다·호주·싱가폴·홍콩(이상 AAA)과 미국(AA+) 등 전 세계에서 6개국뿐이다.
에스앤피는 등급 상향 조정 이유로 세가지를 들었다. 우선 안정적인 경제 성장을 꼽았다. 한국의 1인당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2.6% 수준으로, 2008년 금융위기 이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0.3~1.5% 수준인 선진국보다는 낫다는 것이다. 이 기관은 2019년께 우리나라의 1인당 국내총생산이 3만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상대적으로 많은 통화·재정 여력도 등급 상향 조정 원인이다. 실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과거보다는 낮은 수준이나 추가 인하할 여력이 있고, 국가 채무가 늘고는 있으나 주요국에 견줘선 매우 안정적이다. 지난해 우리나라가 대외순채권국 지위를 얻고 은행부문의 대외 채무 만기가 늘어나는 등 대외부문 건전성이 개선된 점도 등급 상향 조정에 영향을 미쳤다.
이 기관은 앞으로 2년간 한국의 신용등급이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내놨다. 다만 여기에는 단서를 달았다. 에스앤피는 “(북한 지도자인) 김정은이 2011년 승계한 이후 우리가 관찰한 이상으로 위험이 커지지 않는다면 한국의 신용등급 변화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최지영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과장은 “글로벌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현 상황에서 (국가신용등급 상향 조정은) 한국 경제가 차별화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당장 국내 금융사와 공기업 등의 국외 차입 비용 감소 등 대외 안정성이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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