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개월 최장기간 흑자 지속…흑자 규모 3개월만에 최소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줄어드는 전형적 ‘불황형 흑자’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줄어드는 전형적 ‘불황형 흑자’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최장기간인 53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서비스부문 적자 폭이 커진데다 상품부문에서도 흑자 폭이 줄어들면서 흑자 규모는 석 달만에 감소했다. 수출과 수입이 모두 감소하는 가운데 수입이 더 많이 줄었다는 점에서 ‘불황형 흑자’가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이 1일 발표한 ‘7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7월 경상수지는 87억1000만달러 흑자를 냈다. 이는 2012년 3월 흑자로 돌아선 이후 53개월째 흑자다. 경상수지는 상품과 서비스 등을 사고 파는 대외거래로 벌어들인 외화(수출)와 지급한 외화(수입) 간 차이를 말한다. 경상수지가 흑자라는 것은 다른 나라와의 경상거래에서 수출이 수입보다 많았다는 의미다.
그러나 흑자 규모는 월간 사상 최대 수준이었던 6월(120억6천만 달러)의 72% 수준으로 축소됐다. 지난 4월(33억7천만 달러) 이후 3개월 만에 가장 작은 수준이다.흑자 규모가 축소된 까닭은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뒷걸음질 친 영향이 컸다. 상품수지는 6월 127억1000만달러에서 7월 108억1000만달러로 19억달러 감소했다.
수출은 지난해 7월보다 10.0% 줄어든 425억1천만 달러였고 수입은 15.1% 감소한 317억 달러였다. 최근 경상수지 흑자는 상품교역에서 수출과 수입이 모두 감소하는 가운데 수입이 더 많이 줄었다는 점에서 이른바 ‘불황형 흑자’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비스수지 적자는 6월 13억8000만 달러에서 7월 15억3000만 달러로 확대됐다. 여행수지가 여름철 해외여행객의 증가로 12억80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한 영향이 크다. 적자액이 6월 7억4000만 달러보다 5억4000만 달러나 많았다.
급료·임금과 배당, 이자 등 투자소득을 포함한 본원소득수지 흑자는 5000만 달러로, 6월 12억6000만 달러에서 급격히 줄었다. 해외 직접투자에 따른 배당수지가 전월 6억9000만 달러 흑자에서 3억2000만 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직접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22억 달러 증가했고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12억5000만 달러 늘었다. 유선희 기자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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