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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TV는 역시 올레드야” vs “무슨 소리! 퀀텀닷이 최고지”

등록 2016-09-05 14:35수정 2016-09-05 14:51

삼성·엘지 IFA서 TV 방식 놓고 아옹다옹
각각 장점 앞세우며 상대 방식 깎아내리기도
전세계 언론과 관람객들에게 또다른 볼거리
우군 확보에서는 올레드가 앞서가는 분위기
‘텔레비전은 올레드 방식이 최고여!’

‘무슨 소리? 퀀텀닷이 최고지.’

지난 2일 개막한 국제가전전시회(IFA·이파)에선 삼성전자와 엘지전자가 각각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와 ‘퀀텀닷(양자점) 엘시디(LCD)’ 텔레비전을 앞세워 주목을 끌고 있다. 각각 언론과 관람객들을 상대로 세를 과시하고, 친환경·비용·화질에서 더 뛰어나다고 강조하면서 이파의 또다른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전시장 입구에는 퀀텀닷 갤러리가 꾸며져 있다. 78인치와 65인치 크기 퀀텀닷 엘시디 텔레비전 45대를 전시하고, 퀀텀닷의 원리·내구성과 색의 정확성 등을 경험할 수 있는 체험존을 마련했다. ‘퀀텀닷의 기원’을 주제로 브라운관(CRT)-액정표시장치(LCD)-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유기발광다이오드(OLED)-퀀텀닷’으로 초대형 미디어 아트로 선보였다. 디스플레이 기술의 발전사와 미래상을 표현한 것인데, 올레드-퀀텀닷 순으로 배치한 게 눈길을 끈다. 기본 지식 없이 보면 텔레비전이 올레드를 거쳐 퀀텀닷 엘시디로 발전하는 것처럼 오해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 전시관 모습. 퀀텀닷 엘시디 텔레비전이 배치돼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전시관 모습. 퀀텀닷 엘시디 텔레비전이 배치돼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이파 개막 전날 글로벌 프레스 컨퍼런스를 열어 퀀텀닷 기술을 소개하며 “텔레비전의 경험을 새롭게 할 것”이라고 ‘선수’를 쳤고,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부문장이 따로 기자간담회를 열어 “올레드 얘기는 하고 싶지도, 듣고 싶지도 않다. 퀀텀닷은 앞으로 10년 이상 삼성전자의 먹거리가 될 미래형 텔레비전 기술”이라고 못박기도 했다.

퀀텀닷은 스스로 빛을 내는 수 나노미터(㎚) 크기의 반도체 타입 입자를 말한다. 퀀텀닷의 특징은 입자 크기가 변하면 다른 길이의 빛 파장이 발생해 다양한 색을 낼 수 있다는 점이다. 또 화학적으로 합성된 무기물이어서 유기물에 기반을 둔 올레드보다 안정성이 뛰어나고 수명이 긴 것으로 평가된다. 색 재현율이 우수하고, 화면이 전체적으로 밝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엘지전자는 전시관 입구에 55인치 곡면 올레드 디스플레이 216대를 이어붙인 너비 7.4m, 높이 5m, 길이 15m 규모의 대형 올레드 터널을 만들어 올레드의 화질을 체험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올레드 디스플레이의 가장 큰 장점인 완벽한 블랙 화면을 바탕으로 오로라와 밤하늘의 별 등을 찍은 영상을 상영한다. 전시관 중앙에는 77인치 크기 올레드를 배치해두고 있다.

엘지전자는 올레드에 올인해 퀀텀닷 엘시디 텔레비전을 만들지 않는다. 그런데 엘지전자 전시관 한켠에 퀀텀닷 엘시디 텔레비전이 배치돼 있어 눈길을 끈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쉽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거란다. 권봉석 엘지전자 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장은 “퀀텀닷 엘시디는 기존 엘시디에 양자점을 이용해 화질의 선명도를 개선하는 기술을 더한 ‘어드밴스드 엘시디’다. 큐엘이디(QLED)가 아니다. 올레드와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 엘지전자도 내년쯤 삼성전자의 퀀텀닷 엘시디와 유사한 기술 방식의 텔레비전 제품을 올레드 하위 라인으로 내놓을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엘지전자가 전시관 입구에 배치한 ‘올레드 터널’ 에 관람객들이 들어차 있다. 엘지전자 제공
엘지전자가 전시관 입구에 배치한 ‘올레드 터널’ 에 관람객들이 들어차 있다. 엘지전자 제공
올레드는 전류가 흐르면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 인광물질을 활용한 디스플레이 방식이다. 자체 발광 기능이 있어 엘시디처럼 뒤에서 백라이트(광원)를 비출 필요가 없고, 그런 만큼 구조가 단순하고 두께도 얇다. 구부리거나 접는 등 유연한(플렉서블) 구조 구현에 유리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백라이트를 쓰지 않아 더 어두운 블랙 색상 구현이 가능한 것도 특징이다.

이에 세계적인 텔레비전 공급업체들이 올레드와 퀀텀닷 엘시디 중 어느 것을 채택했는지도 관심사가 되고 있다. 우군이 많을수록 시장 표준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파에 참여한 업체 중에서는 올레드가 대세다. 일본의 파나소닉, 독일의 뢰베와 그룬디히, 네덜란드의 필립스, 중국의 스카이웍스와 창홍, 터키의 베스텔 등이 올레드 텔레비전을 전시하고 있다. 퀀텀닷 엘시디 텔레비전을 선보인 곳은 중국의 하이센스와 티시엘(TCL) 등에 그쳤다.

업계에선 삼성과 엘지의 텔레비전 방식 대결을 비디오 기술 표준을 놓고 과거 일본 가전업계가 베타 진영과 브이에이치에스(VHS) 진영으로 갈려 경쟁을 벌였던 모습을 연상시키게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퀀텀닷 엘시디가 아니라 퀀텀닷 기술 기반의 자발광 디스플레이 ‘큐엘이디’를 추구하고 있다. 두 업체가 아옹다옹하면서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엘지는 큐엘이디 다음 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에 도전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를린/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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