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조준호 엘지전자 엠시(MC)사업본부장이 새 프리미엄 스마트폰 ‘V20’을 들어보이고 있다. 엘지전자 제공
엘지(LG)전자가 적자 상태의 휴대전화 사업을 흑자로 돌리기 위해 야심차게 준비한 새 프리미엄 스마트폰 ‘브이(V)20’을 7일 서울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동시에 공개했다. 우리나라에선 9월 말 이동통신 사업자들을 통해 출시하고, 이후 미국과 홍콩 등에 내놓을 예정이다. 출고가는 70만원대 후반~80만원대 초반으로 예상된다.
앞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이 출시된데다 애플도 8일 오전 2시(한국시각) 샌프란시스코에서 신제품(아이폰7)을 발표해 올 가을 ‘프리미엄 스마트폰 대전’이 시작됐다. 특히 ‘선수’를 친 갤럭시노트7이 배터리 폭발에 따른 리콜이란 복병을 만나 주춤하는 사이 출시되는 브이20과 아이폰 신제품이 업계 구도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에 관심이다. 조준호 엘지전자 엠시(MC)사업본부장은 “오디오와 카메라 기능의 완성도를 높였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브이20의 가장 큰 특징은 오디오·카메라 기능이 크게 좋아진 것이다. 스마트폰으로는 최초로 4중 디지털-아날로그 변환기(DAC)를 탑재해 원음 수준의 음질을 제공한다. 엘지전자는 “가수의 들숨과 날숨, 현악기 줄에 활이 닿는 소리, 기타줄의 미세한 떨림까지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업비트’와 ‘업샘플링’ 기술을 활용해 일반 음원도 원음에 가깝게 재생하고, 엠피3(MP3) 같은 손실압축 음원과 함께 FLAC·DSD·AIFF·ALAC 같은 무손실 하이파이 음원도 지원한다. 기본 제공되는 이어폰도 세계 최고 수준의 음색 조정(튜닝) 기술력을 가진 오디오 브랜드 ‘비엔오(B&O)의 도움을 받아 음량을 각각 75단계까지 조절할 수 있게 했다.
V20 구매자에게 기본 제공되는 이어폰은 음량을 75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엘지전자 제공
녹음 기능도 좋아졌다. 고품질 마이크를 내장해 132㏈ 소리까지 24비트·192㎑ 음질로 녹음할 수 있다. 녹음 때 ‘콘서트 모드’를 선택하면 주변 소음을 제거해 공연자의 목소리만 집중적으로 녹음되고, ‘사용자 설정모드’에선 소리의 민감도를 조절하는 ‘외부 유입 음량 조절’, 에어콘 소리 같은 저음을 걸러주는 ‘저주파 잡음 제거’, 갑작스럽게 발생한 큰 소리로 인한 왜곡을 방지하는 ‘최대 볼륨 제한’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스튜디오 모드’는 미리 녹음된 반주에 자신의 노래나 악기 연주 소리를 더할 수 있게 해준다.
스마트폰으로는 처음으로 광각 카메라도 탑재했다. 뒷쪽에는 75도 화각의 1600만화소급 일반각 카메라와 135도 화각의 800만화소급 광각 카메라를, 앞쪽에는 120도 화각의 500만화소급 광각 카메라를 각각 달았다. 엘지전자는 “앞쪽 광각 카메라는 셀카봉 없이도 7~8명의 인원이 함께 촬영할 수 있게 하고, 뒷쪽 광각 카메라는 넓게 펼쳐진 자연 풍경을 찍을 때 유리하다. 예를 들어, 큰 건물 가까이서 기념촬영을 하면서 건물이 잘려 나가지 않게 찍는 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V20은 스마트폰으로는 최초로 광각 카메라 탑재. 엘지전자 제공
브이20은 스마트폰으로는 처음으로 구글의 새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누가’를 채택해, 화면을 분리해 2개의 앱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기능 등을 지원한다. 예를 들어, 카카오톡 앱과 갤러리 앱을 함께 열어놓은 뒤 사진을 바로 카톡방으로 끌어와 보내는 것 등이 가능하다. 화면 상단에 ‘세컨드 스크린’을 달아 메인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도 날씨·시간·요일·날짜와 배터리 상태 등을 볼 수 있다. 브이20의 화면은 5.7인치이고, 배터리는 3200㎃h 용량의 탈착형이다. 티탄·실버·핑크 등 3가지 색상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김재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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