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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여기서 엘지전자는 러시아 기업입니다”

등록 2016-09-08 15:11수정 2016-09-08 15:33

송대현 엘지전자 러시아 법인장 누누이 강조
러시아 공장 가동 10주년 맞아 공장서 기자간담회
“러시아 일원 된 게 국민 브랜드 자리잡은 비결”
“범국민 헌혈 캠페인으로 정부와 소비자 마음 열어”
“관세 장벽 넘고 인건비 줄이자 속셈 옛날 일”

송대현 엘지전자 러시아 법인장 겸 독립국가연합 지역 대표. 엘지전자 제공
송대현 엘지전자 러시아 법인장 겸 독립국가연합 지역 대표. 엘지전자 제공
“여기서 엘지는 한국 기업이 아닙니다. 러시아 기업입니다.”

지난 5일 러시아 모스코바 근처 루자에 있는 엘지(LG)전자 러시아 가전공장에서 만난 송대현(57) 엘지전자 러시아 법인장 겸 독립국가연합(CIS) 지역 대표(부사장)는 “우리는 엘지 브랜드를 쓰는 러시아 가전업체”라고 누누이 강조했다. 그는 “철저하게 러시아의 일원이 된 게 엘지가 러시아 국민 브랜드로 자리잡고, ‘야 르블류 엘지’(사랑해요 엘지) 소리를 듣게 된 비결”이라고 했다. 그는 2012년 러시아 법인장으로 부임했고, 지난해에는 독립국가연합 지역 대표까지 맡았다.

엘지전자 러시아 공장은 2006년 9월5일 가동을 시작해 이날로 10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텔레비전·모니터 2천만대, 세탁기 800만대, 냉장고 450만대를 생산해 러시아와 독립국가연합 지역에 팔았다. 생산량을 연평균 30% 이상 늘려왔고, 모두 ‘러시아 국민 브랜드’ 제품으로 선정됐다. 송 부사장은 “러시아에선 두 집 중 한 집 꼴로 엘지전자 브랜드 제품을 쓰고 있고, 시장조사기관 지에프케이(GfK)의 조사 결과 ‘가전제품 가운데 어떤 브랜드를 알고 있느냐?’고 물었을 때 99.3%가 엘지전자를 떠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브 나로드’(민중 속으로) 운동을 벌이며 러시아의 일원이 되고자 노력한 게 비결”이라고 털어놨다. 엘지전자는 러시아에 냉난방 겸용 에어콘, 노래방 기능을 가진 텔레비전, 냉장 기능을 강화한 냉장고 등을 공급해 ‘대박’을 쳤다. 낮 기온이 영상 35도에 이르는 뜨거운 여름과 영하 30도를 넘나드는 추운 겨울이 공존하는 기후 특성과 추운 날씨 탓에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많고 술을 좋아한다는 점을 간파해 반영한 것이다.

지난 5일로 가동 10주년을 맞은 엘지전자 러시아 가전공장에서 텔레비전이 만들어지고 있다. 엘지전자 제공
지난 5일로 가동 10주년을 맞은 엘지전자 러시아 가전공장에서 텔레비전이 만들어지고 있다. 엘지전자 제공
브 나로도 활동을 통해 열정이 강한 러시아 사람들의 가슴 속으로 파고든 것도 시장 공략에 큰 도움이 됐다. 특히 헌혈 캠페인은 러시아 정부까지 엘지전자를 러시아의 일원으로 받아들이게 했다. 러시아의 헌혈 참여율은 2%로 선진국(4.5%)보다 낮다. 이 때문에 늘 혈액이 부족하다. 엘지전자는 러시아 정부와 손잡고 버스·기차·배·비행기까지 동원한 범국민 헌혈 캠페인을 벌여왔다. 헌혈 캠페인 열차는 4천㎞를 달렸고, 헌혈 선박은 볼가강을 끼고 있는 도시를 돌았다. 알렉세이 티호노프 전 피겨스케이팅 세계 챔피언, 옐레나 세로바 여성 우주비행사, 니콜라이 크루글로브 전 바이애슬론 세계 챔피언 등 러시아 ‘영웅’들이 동참해 언론의 관심을 촉발하면서 헌혈 참여자가 빠르게 늘고, 엘지 브랜드 이미지가 높아지는 효과를 보고 있다. 송 부사장은 “이미 헌혈양이 4톤을 넘었다”고 말했다.

엘지전자는 이와함께 고객들이 자신의 웃는 모습을 찍어 누리집에 올리면 100루블씩을 적립해 어린이들의 뇌질환 치료비를 지원하는 활동도 하고 있다. 또한 공장에 비치된 소방차로 지역사회 소방활동을 지원하고, 공장 직원 출퇴근용 버스를 낮에는 병원과 지역주민들 사이의 셔틀버스로 운행하고 있다. 송 부사장은 “애초 취지는 완제품에 부과되는 높은 관세 문제를 해결하면서 인건비 부담도 줄여보자는 ‘얄팍한 속셈’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러시아 사회의 일원으로 자리잡아 당당하게 소비자들의 마음을 열고 있다”며 웃었다.

모스코바/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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